
코스피가 장 초반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린 가운데 이날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상장이 글로벌 반도체 투자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12시2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8% 내린 6678.34다. 지수는 전장 대비 1.73% 오른 6806.27로 출발한 뒤 오르내리며 보합권에 머물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 -1.99%까지 밀리기도 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이날 수급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848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4678억원과 732억원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301억원 매도 우위다. 각각 3.01%와 3.13% 급등하며 출발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채 이 시각 현재 전장보다 1.00%와 0.74% 내린 가격에 거래 중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4일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주말 사이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 주요기업들이 9500억 달러(약 1375조원) 규모의 반도체 분야 협력 추진을 발표하는 등 호재가 잇따랐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공방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것도 한국 주식시장 상승 출발의 배경이 됐다.
하지만 지난주 2조원대 순매수로 '바이코리아' 재개 기대감을 키웠던 외국인은 호재가 무색하게 장 초반부터 대규모 순매도로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8259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5887억원과 1902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지수 하단을 지탱하고 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서 1조4668억원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하고 있다. 운송장비·부품(1138억원), IT서비스(1202억원), 통신(530억원) 화학(409억원) 등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스스로가 팔고 싶은 악재를 소환하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특히 이날 과창판(커촹반·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기술주 전용 시장)에 데뷔한 CXMT 시초가가 공모가(8.66위안)보다 471.6% 높은 49.50위안을 기록하며 역대급 성황을 보인 상황도 국내 증시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CXMT는 최근 진행된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가 8.66위안에 신주 66억8800만주를 발행, 579억2000만 위안(약 12조5000억원)을 조달했다.
이후 상장 첫날인 이날부터 주가가 급등하면서 CXMT 시가총액은 3조3000억 위안으로 급증, 단숨에 중국 본토 주식시장 대장주로 올라섰다. CXMT가 글로벌 자금을 급격히 빨아들이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주식시장에도 수급 충격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삼성증권 소속 트레이더의 발언을 인용해 "일부 아시아 헤지 펀드들이 CXMT 주식을 사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매각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對)이란 공습 일시 중단과 중재국을 통한 협의가 이어지며 유가불안이 진정됐고, 미국 빅테크와의 대규모 협력 프로젝트 발표에도 CXMT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CXMT는 상장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472% 급등, 기존 대장주인 중국공상은행(ICBC)을 누르고 A주 시총 1위에 등극했다"면서 "개장 전후 수급 여파에 한국 증시도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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