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업계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 사업은 지역의 인구 소멸 문제를 막고, 구인난에 시달리는 지역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인재를 육성하려는 취지로 시작됐다. 맞춤형 외국인 인재를 양성해 취업과 정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지역 인구를 유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국내 학생이 해외에 나가서 직업교육을 받았다면, 이제는 제조업 강국으로 떠오른 한국이 교육 수출에 나선다는 의미도 있었다.
2024학년도 경북교육청이 45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한 데 이어 2025학년도에는 경북, 전남에서 145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직업계고에 입학했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2024학년도에 입학한 고3 유학생 전원이 한국어능력시험(TOPIK) 자격증을, 95%가 전공 관련 기술자격증을 취득했다. 2학년 학생 중에서는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에 나가 대상을 받은 학생도 나왔다.
법무부가 이 사업에 브레이크를 건 것은 아동 인권 단체 및 관련 부처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직업계고가 취업을 목적으로 외국인 미성년자를 유치하면 국제사회가 금지하는 ‘아동 강제 노동’으로 여겨져 외교·통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현재 유학생들은 직업계고를 졸업하더라도 곧바로 취업 비자를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유학생을 모집할 때 취업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는 ‘불법 브로커’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법무부 관계자는 “미성년자를 취업 목적으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아동 유인·기망, 강제노동, 가족 분리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국제사회에서 인신매매로 보여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사업도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교육 목적의 비자 발급도 결국 국내 취업을 위한 ‘우회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무부는 교육 목적의 비자 발급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법무부 인권국과 인권단체의 반대 등으로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식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직업계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며 “관계 부처와 시·도 교육청은 전향적 입장에서 현행 제도를 개선해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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