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 부담을 덜 여지도 크지 않다.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마련된 사업계획에는 통합 후 3년간 KTX 운임을 SRT 수준으로 약 10% 인하하고 운행 횟수와 좌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KTX 운임이 15년째 동결된 데 이어 앞으로도 최소 3년간 추가 인상이 어려운 만큼 통합만으로 구조적인 적자를 해소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정부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레일 안팎에서는 선로 사용료 인하와 KTX 차량 교체 비용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는 차량 교체 비용의 약 30%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레일은 절반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직 통합도 과제다. 코레일은 SR을 지역본부 형태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SR은 본사 체제 유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과 직급 체계도 달라 SR 노동조합은 통합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의 사업양수도 인가 이후 한 달 안에 조직 개편과 처우 통합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좌석 확대 효과를 둘러싼 논란도 작지 않다. 코레일은 KTX와 SRT를 교차·연결 운행하면 하루 최대 1만6690석을 추가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시범 중련 운행으로 실제 늘어난 좌석은 하루 410석이다. 코레일은 “통합 운영을 시작하면 여유가 있는 KTX와 SR 운행 간격을 좁혀 목표 좌석을 채울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차량 추가 도입과 선로 용량 확충이 병행되지 않으면 공급 확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12월 SR 출범과 함께 시작된 고속철도 경쟁 체제도 막을 내리게 됐다. 공정위는 왕복 433개 노선 가운데 155개에서 KTX와 SRT 운행이 겹치지만 운임, 좌석, 서비스가 모두 인가·신고 대상인 만큼 사업자가 통합 이후 임의로 요금을 인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경쟁 체제 도입 이후 KTX가 마일리지 제도를 부활시키는 등 서비스 개선 효과가 있었던 만큼 독과점에 따른 서비스 질 하락 우려도 제기된다. 전국 고속철도 운영을 하나의 공기업이 맡으면 파업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운행 차질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요금과 서비스를 견제할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 통합에 따른 부담이 결국 이용객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오상/정의진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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