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서둘러 참전한 '부동산 전쟁'…머스크 웃는 이유

입력 2026-08-04 11:44   수정 2026-08-04 16:28



인공지능(AI)·클라우드·위성 인터넷 등의 확산으로 위성 주파수 대역의 가치가 커지면서 스페이스X를 비롯한 기업들이 사용권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법적으로 완전한 소유권을 가질 순 없지만, 먼저 확보하면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보이지 않는 부동산을 차지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선 신호를 전달하는 전파 주파수 대역을 놓고 국가와 기업이 벌이는 경쟁을 부동산 쟁탈전에 비유한 것이다. 부동산의 가치가 희소성과 입지에서 나오듯 위성 주파수도 선호하는 대역이 한정돼 있다. 먼저 사용권을 확보한 사업자가 우선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우주 부동산’으로 불린다.

전파 주파수 대역은 법적으로 소유할 수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특정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수 있는 면허가 사실상 재산권 역할을 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승인을 전제로 면허를 사고팔거나 임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위법 행위가 없는 한 면허는 대체로 갱신된다.


위성 주파수는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관리한다. 신청순서가 빠를수록 배정 우선순위에서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후발 사업자도 같은 전파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기존 사업자에게 간섭을 일으키지 않도록 협의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은 초기에 대량으로 신청서를 낸 스페이스X 등 미국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을 대신해 주파수 사용권을 신청하고 있다.

과거 상업용 위성 대부분은 적도 상공 약 3만5786㎞의 정지 궤도에 배치됐다. 덕분에 ITU는 위성 신호가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궤도 위치를 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활용도가 높아진 저지구궤도(LEO) 위성은 더 낮은 궤도에 머물며 위치도 실시간으로 바뀐다. 고정된 궤도 위치를 배정하는 게 어려운 만큼, ITU는 먼저 신청한 사업자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다.

물론 사업자들이 해외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해당 국가로부터 면허를 받아야 한다. 위성 신호가 자국에 내려올 수 있도록 허용하는 착륙권이 대표적이다.

후발 주자인 중국 기업들은 ITU에 위성 주파수 신청서를 대량으로 제출했다. 동시에 미국 사업자들이 우선권을 가진 주파수 대역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미국 기업을 포함해 선발 사업자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복수의 국가가 국내 영업 면허 부여 방식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ITU에서 주파수 우선권을 확보한 업체에 자동으로 면허를 주지 않고 자국 기업 여부 등 다른 요소를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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