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당일 경기 시흥시에서 오전 9시 투표자 수 3600여명이 빠진 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누락분은 다음 보고 시각인 오전 10시에 반영됐고, 이 때문에 시흥시 투표자 수가 1시간 만에 1만9000여명 급증한 것처럼 집계됐다.
4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흥시 누적 투표자 수는 선거 당일 오전 9시 2만2914명에서 오전 10시 4만2482명으로 늘었다. 1시간 만에 1만9568명이 증가한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시흥시 일부 동의 투표자 수가 오전 9시 보고에서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정왕본동과 연선동, 능곡동 등 3개 동에서 투표자 수 등록 버튼을 누르지 않았고, 시흥시선관위가 이를 확인하지 못한 채 구·시·군 자료 보고 버튼을 눌렀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3612명이 빠진 채 보고됐다.
시흥시선관위는 뒤늦게 누락 사실을 확인하고 경기도선관위에 수정 방법을 문의했다. 경기도선관위는 다음 보고 시각인 오전 10시에 누락된 투표자 수를 포함해 보고하라고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선관위는 이에 따라 시흥시선관위가 오전 10시 보고 때 빠진 수치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누락분을 정상 반영하면 시흥시의 오전 9시 누적 투표자 수는 2만6526명이다. 오전 10시 누적 투표자 수는 3만8870명으로 계산된다. 실제 증가 폭은 1만2344명, 증가율은 2.79%다.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오전 9~10시 시흥시 투표자 수 증가율과는 1.63%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선거 당일 지역별 투표 현황이 왜곡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앙선관위는 당시 오전 9시 기준 경기지역 선거구 가운데 시흥시 투표율이 5.2%로 가장 낮다고 발표했다. 누락된 투표자 수가 3612명에 달하는 만큼 정상 반영됐다면 선거구별 투표율 순위가 달라졌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선관위의 시간대별 투표율은 투표소 현장의 투표관리관이 전화로 읍·면·동 위원회에 투표자 수를 보고하고, 읍·면·동 위원회가 선거관리시스템을 통해 구·시·군 위원회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집계된다. 이후 구·시·군 위원회가 투개표 보고시스템을 통해 시도위원회와 중앙선관위에 투표자 수를 전달한다.
선관위 투표 통계 조작 혐의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 같은 경로로 보고된 투표자 수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일부 선관위 직원들이 정상 보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투표자 수를 분산 입력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은혜 의원은 “의원실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경기도 단 한 곳을 분석했는데도 투표율 조작으로 밝혀졌다”며 “비슷한 패턴이 다른 지역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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