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증권가가 정유사인 에쓰오일(S-Oil)의 목표주가를 줄상향했다. 주식시장의 가파른 조정으로 호실적에도 목표주가가 하향되는 종목이 많은 상황에서 이례적인 모습이다. 에쓰오일의 2분기 실적이 예상 수준에 그쳤지만, 이에 대한 증권가의 리뷰(분석) 보고서는 호평 일색이었다.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석유 생산과 원유 정제 능력이 모두 훼손돼 정제마진 고공행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서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6만4412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정규장 종가(12만5800원) 대비 30.69%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에쓰오일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지난달 말(15만9000원)과 비교해 2거래일 동안 3.4% 상향됐다. 하나증권(20만원→22만 원), NH투자증권(15만원→16만5000원), 삼성증권(15만원→16만5000원), 유진투자증권(12만6000원→14만8000원) 등이 2분기 실적 리뷰 보고서를 내면서 목표주가를 상향한 결과다.
에쓰오일 주가는 지난달 24일(15만1200원)을 정점으로 월말(12만7300원)까지 15.81% 하락했다. 특히 코스피가 17.91%나 폭등한 지난달 31일에도 에쓰오일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이자, 포털 사이트 종목토론방에서 한 투자자는 “기회 줄 때 탈출하지 못한 사람만 남은 주식”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건 이례적이다. 통상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하락하면 목표주가와의 괴리가 커지지 않도록 목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등을 조정해 목표주가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주가 조정이 이뤄진 뒤 발간한 보고서에서의 목표주가 상향은 애널리스트가 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가진 것으로 해석할 만하다.
증권가의 에쓰오일 목표주가 상향은 정제마진 강세 장기화 및 원가 부담 완화 전망에서 비롯됐다.
우선 전쟁이 일어난 지역의 유전과 정제설비 파괴로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 등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주변 국가의 에너지 설비를 파괴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전체 정유 설비의 40%가량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동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분쟁이 끝난다고 해도 세계 정유·윤활기유 공급 부족은 최소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사우디 아람코가 적용하는 8월 아시아로의 공식 판매 가격(OSP)이 하락 전환하면서 단기적으로 원유 도입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주주환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도 강한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원가량을 투입한 대형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는 올해 4분기 시운전을 거쳐 내년 초 상업가동에 들어간다. 올해 약 2조1000억원 수준의 자본지출(CAPEX)을 끝으로 설비 투자가 일단락되면, 내년부터는 잉여현금흐름(FCF)이 크게 개선돼 차입금 축소와 배당 확대 여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의 2분기 실적은 예상 수준이었다. 에쓰오일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1조3435억원, 영업이익은 965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었지만, 실적 발표 직전 집계된 컨센서스(9551억원)를 미세하게 웃도는 데 그쳤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정기보수 진행과 회계적 손실 요인으로 경쟁사 대비 실적 반등 폭이 아쉬웠다"면서 "보수 종료에 따른 가동률 회복과 함께 3분기와 4분기 추가 증익 가능성을 높게 열어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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