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빅맥지수 40주년

입력 2026-08-04 17:42   수정 2026-08-05 00:31

글로벌 햄버거 체인 맥도날드를 대표하는 상품은 ‘빅맥’이다. 1968년 첫선을 보인 이 햄버거에는 참깨 번 세 장, 무게 45g에 두께 10㎜짜리 소고기 패티 두 장이 들어간다. 여기에 채 썬 양상추와 양파, 피클, 슬라이스 치즈 두 장이 더해지고 사우전드아일랜드 드레싱을 베이스로 한 전용 소스가 어우러진다. 100여 개국, 4만3000여 개 매장에서 거의 동일한 맛과 크기의 햄버거가 판매된다.

빅맥은 오늘날 국가별·도시별 구매력과 물가를 가늠하는 지표로 널리 쓰인다. 1986년 9월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각 나라의 구매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빅맥지수(Big Mac Index)를 선보인 게 계기였다. 가벼운 일회성 기획으로 등장한 빅맥지수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각 국가의 화폐 가치와 구매력 수준을 ‘달러로 환산한 햄버거 가격’이라는 직관적 기준으로 선명하게 비교했기 때문이다.

빅맥지수는 경제학 교과서에 실렸고 학술논문만 50편 넘게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애플의 아이팟 가격을 비교한 ‘아이팟지수’, 스타벅스 라테 커피값으로 조사한 ‘라테지수’가 빅맥지수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햄버거를 기준으로 삼으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공식 환율이 설명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드러난다. 유로와 엔, 파운드 같은 다양한 이름 뒤에 숨은 진짜 구매력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통화가 달러화 대비 고평가·저평가됐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물가 변동 흐름을 살피는 데도 유용하다. 지난달 한국의 빅맥지수는 얼마일까. 3.82달러로 미국(6.12달러)에 비해 37.6% 저렴하다. 원화 약세 영향이 컸다.

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2.8%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소식이다. 국제 유가가 하락했고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효과로 상승률이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는 설명이다. 반가운 뉴스다. 그러나 월급 빼고 모든 게 오르는 것만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체감물가와의 괴리감이다. 458개 대표 품목으로 산정하는 물가지수가 빅맥지수처럼 우리 생활에 부담 없이 다가오길 바란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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