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가 17년간 3800억원을 투입해 육성한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가 광주·전남권 첨단의료복합단지 추가 지정을 허용하는 법 개정으로 기능 축소 우려에 놓였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과 첨단의료기기 연구개발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기존 단지의 통합 운영이나 분원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지역 의료산업계에서는 산업단지 확장과 기업 지원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지는 케미컬 신약과 디지털 치료기기,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등의 연구개발부터 임상시험과 제품화까지 지원하는 의료산업 거점으로 성장했다.
운영기관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2020~2024년 기술서비스 실적은 1만321건, 수입은 432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비슷한 성격의 오송 재단 6009건, 354억원을 웃돌았다. 기업 대상 누적 기술이전은 2020년 26건에서 지난해 123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독일 제약회사에 항암 기술을 이전하며 재단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해외 기술이전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광주·전남권을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추가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의료단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면서 변수가 생겼다. 대구시는 신규 단지가 지정되는 과정에서 대구와 오송 단지의 운영 체계가 개편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 단지가 다른 지역과 통합 운영되거나 분원 역할로 축소되면 축적해온 연구개발 역량과 기업 지원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창식 대구첨단의료단지 입주기업협의회장은 “광주·전남은 새로운 산업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데 대구는 이미 조성한 기반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단지를 추가 조성하고 기업 지원책을 확대하면 성장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귀용 대구시 의료산업과장은 “대구첨단의료단지는 2038년까지 추진되는 30년 장기 국가사업으로 정부 8900억원과 대구시 3800억원이 이미 투입된 국가 의료 인프라”라며 “충분한 검토 없이 계획을 변경하면 국가 정책의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지난 3일 “국가 미래와 직결된 정책이 충분한 논의 없이 처리돼서는 안 된다”며 “정치권과 힘을 모아 대구첨단의료단지의 경쟁력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