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 앞서 한 브리핑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 6.3GW는 한빛원전과 재생에너지만으로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면서도 “공정에 필요한 열은 전기로 공급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팀 공급용 LNG 열병합발전소를 지을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LNG 열병합발전소는 천연가스를 태워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설비로, 반도체 공장에 적합한 인프라다. 반도체업계에선 원전은 건설에 15년 정도 소요되고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문제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어려워 공장 인근에 지을 수 있는 LNG 발전을 선호한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6월 30일 전남광주에서 열린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원전 확대와 LNG 열병합발전이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호남 반도체 단지로 이어지는 송전선로는 지중화 방식으로 건설한다. 지중화는 공중 선로보다 비용이 열 배 이상 든다. 김 장관은 “주민 수용성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산단 경쟁력 높이기 나서…새 원전 건설도 대국민 공론화
과거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던 산업통상자원부는 LNG 발전소 건설을 유도하기 위해 민간 사업자의 투자비 회수를 지원하는 제도(용량시장)를 운영했다. 하지만 기후부가 에너지 정책 기능을 넘겨받은 뒤 1년 넘게 이 제도를 멈춰 세웠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김 장관의 강한 소신 때문이었다.
산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산업단지의 석탄 열병합발전소를 비교적 깨끗한 LNG 열병합발전소로 차례차례 바꾸려던 계획이 수포가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6월 30일 서남권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원전을 확대하는 동시에 LNG 열병합발전도 반드시 지어질 수 있게 해달라”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김 장관도 정부가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유연성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장관은 “산업 경쟁의 핵심은 전기의 안정성과 가격인데, 현재 중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h당 120원 수준인 데 비해 한국은 180원 안팎”이라며 “중국과 경쟁하는 철강, 석유화학 분야 기업이 전기요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과 떨어진 지역의 산업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전기료 차등 인하를 추진하겠다”며 “8월 셋째주 무렵 공청회를 열고 개편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동안 산업용 전기요금의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전국을 수도권, 비수도권, 제주도 등 3개 권역으로 나누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주무 부처 장관이 4개 권역 대분류 방침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도권을 남과 북 2개로 나누고, 비수도권도 제주를 제외하고 2개 권역으로 나눌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권역별 차등 비율은 행정안전부가 지역의 경제 여건과 인구 등을 반영해 산출하는 지방우대지수를 활용해 세분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원전을 추가로 지을지 결정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이달 중순부터 대국민 공론화에 들어간다. 김 장관은 “9~10월 12차 전기본 초안을 확정하고 정기국회 기간 내 최종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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