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당하던 사나이, 스스로 노 젓는다…맷 데이먼의 ‘3000년짜리 귀향가’

입력 2026-08-05 11:42  

구조 당하던 사나이, 스스로 노 젓는다…맷 데이먼의 ‘3000년짜리 귀향가’



영화 ‘오디세이’의 뿌리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다. 이 장엄한 이야기의 핵심 주제는 ‘노스토스(Nostos)’. 전쟁을 끝낸 영웅 오디세우스가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귀향은 고대 서사시부터 현대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간 서양 문명을 받쳐온 근원적인 주제 중 하나다. 흔히 쓰는 ‘노스탤지어(Nostalgia·향수)’만 해도 노스토스에 고통을 뜻하는 ‘알고스(Algos)’를 더해 탄생했을 만큼, 안전한 집이나 그리운 고향에 대한 열망은 인간의 본능과 맞닿아 있다.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가장 젊은 예술’ 영화가 노스토스를 끊임없이 변주해온 이유다.



스탠리 큐브릭의 SF(공상과학) 명작으로 인간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 귀향을 묻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코엔 형제의 대표작인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오디세이아>의 재해석이다. 특히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원작의 서사 구조와 인물을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의 탈옥극으로 녹여냈다.
이런 귀향 서사는 배우에 주목해도 재밌다. ‘오디세이’의 주인공인 오디세우스를 연기한 맷 데이먼이 수천 년 묵은 ‘노스토스’를 스크린에 옮길 때마다 등장한다는 점에서다.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원전 12세기 무렵의 영웅을 연기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작전에서 구출돼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라이언 일병(‘라이언 일병 구하기’), 화성에서 감자를 키우는 와트니 박사(‘마션’)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귀향을 바라는 인간을 연기했다.



‘오디세이’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과의 인연도 깊다. 놀런의 대표작인 ‘인터스텔라’에서 휴 만 박사를 연기했다. 만 박사 역시 외딴 우주 행성에서 구조를 바라며 생존한다는 점에서 귀향 스토리텔링을 이어가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다만 데이먼이 전작들에서 귀향을 도와줄 구조대를 기다리는 구출 대상이었다면, ‘오디세이’에선 스스로 파도를 헤치고 집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놀런은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데이먼을 캐스팅한 이유로 “맷은 ‘마션’에선 평범한 인간을, ‘본 시리즈’에선 슈퍼히어로 같은 인물이었다”며 “오디세우스는 그 둘을 모두 갖춘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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