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탈당 뒤 자녀 학교 앞 '먹튀' 현수막…"선 넘었다" 반격

입력 2026-08-05 10:13  


임기 시작 사흘 만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지역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제기된 한지혜 인천 연수구의원이 민주당 지역위원회의 규탄대회와 현수막 게시 등 반복된 공세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특히 자신을 '먹튀 탈당'으로 규정한 현수막이 자녀가 다니는 학교 앞에까지 게시되는 등 비판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것이다.

5일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한 구의원은 비방 현수막과 포스터 제작·유포자, 인터넷 악성 댓글 작성자와 사생활 관련 허위사실 유포자 등을 상대로 고소를 검토 중이다. 경선과 선거 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강요하는 등 의혹에 대해서도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따져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한 구의원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연수구의원 마선거구에 당선된 뒤 임기 시작 사흘 만에 탈당했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먹튀 탈당'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연수구갑·을 지역위원회는 한 구의원의 눈을 가린 사진과 함께 '사람을 찾습니다', '이름 한지혜', '특기 먹튀' 등의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지역 곳곳에 게시했다. 한 구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도 이어갔다.

심지어 현수막 일부가 한 구의원 자녀가 다니는 학교 앞에까지 설치되면서 자녀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구의원은 "나를 향한 비판은 감수할 수 있지만 가족의 생활 공간인 자녀 학교 앞에까지 현수막을 거는 것은 선을 넘은 행위"라고 말했다.


한 구의원은 경선과 본선, 의회 개원 준비 과정에서 반복된 부당한 압박과 당내 배척 때문에 당을 떠났다고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 경선에서 50%에 가까운 득표율로 승리한 뒤 2인 선거구에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상 무투표 당선인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데도 같은 당 구의원 당선자들이 "선거운동을 하지 않을 거면 무소속으로 나가라", "다른 시의원 출마자를 도우라"고 압박했다는 게 한 구의원의 주장이다.

한 구의원은 당내 갈등이 사생활 관련 허위사실 유포로까지 이어졌다고도 호소했다. 같은 지역구 의원의 가족 등이 자신의 사별 경위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를 지역사회에 퍼뜨렸다는 것이다.

한 구의원은 "경선기간 면접으로 인한 민주당 내 면접관만 알고 있는 가족과의 사별에 관한 얘기가 계속 유언비어로 퍼지고 있다. 사별한 게 죄가 아니지 않냐. 근데 그걸로 명예 훼손을 해서 너무 힘들었다"고 전했다.

한 구의원은 의회 개원을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정민균 연수구의원과 '정당은 달라도, 목표는 주민입니다', '다름은 존중하고, 민생은 함께 챙기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함께 내건 뒤 민주당 당선자들의 조직적인 배척이 시작됐다고도 주장했다.

한 구의원은 민주당 당선자들이 자신이 상임위원장 출마 의사를 밝히자 당헌·당규에 없는 '나이순'을 내세워 반대했다고 했다. 또한 의장단 원구성 일정도 공유받지 못했으며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에게 중재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탈당 이후에는 지역 민주당에서 수배 전단을 연상시키는 포스터와 조롱성 현수막이 게시·유포되고, 수위가 적절성을 잃은 악성 댓글도 이어졌다는 게 한 구의원의 설명이다. 아울러 신고되지 않은 곳에서 집회도 열렸다고 한다.

한 구의원은 "경선 때부터 이어진 부당한 압력과 사생활 관련 허위사실 유포, 조직적인 배척 속에서도 구민을 위해 참아왔다"며 "법적 대응을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고 훼손된 명예를 되찾아 연수구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구의원 탈당으로 연수구의회 의석은 국민의힘 7석, 민주당 6석, 무소속 1석으로 재편됐다. 민주당 연수을 지역위원회 권리당원들은 임기 시작 사흘 만에 탈당한 한 구의원을 향해 '먹튀 탈당'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인천시당 윤리심판원도 최근 "임기 개시 불과 3일 만에 탈당한 행위는 당원과 유권자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중대한 해당 행위"라며 한 구의원에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지역구 국회'인 정일영 민주당 '(인천 연수을)은 지난달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지방자치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묶은 이른바 ‘공천 먹튀 방지 3법'을 대표 발의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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