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DNA 파일도 조작하나…美 범죄수사망 '비상'

입력 2026-08-05 14:28   수정 2026-08-05 14:33

미국 범죄연구소들이 사용하는 DNA 증거 분석 기술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 실제 악용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대 30년치 범죄 수사 자료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변조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법과학자·컴퓨터공학자로 구성된 미국 연구진은 AI로 작성한 코드를 이용해 DNA 증거 분석 파일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조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취약점은 1995년 이후 생산된 디지털 DNA 파일 구조에 줄곧 존재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AI 등 기술 발전으로 조작이 훨씬 쉬워졌다는 설명이다.

실험을 주도한 건 민간 DNA 컨설팅업체 포렌식 바이오인포매틱스의 시스템 엔지니어 네이선 애덤스다. 그는 앤트로픽의 AI 챗봇 클로드를 활용한 결과 약 45분만에 DNA 파일을 성공적으로 변조할 수 있었다. 애덤스가 클로드로 작성한 코드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DNA 프로필 스캔 자료를 한 파일로 합성했다. 그럼에도 파일에는 수정 흔적이 남지 않았다.

미 당국에 범죄감식 장비를 공급해온 과학 장비 기업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은 해당 연구를 접한 뒤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측은 "디지털 서명을 적용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해, 앞으로는 고객이 파일 수정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 취약점이 실제로 악용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조작이 있었더라도 이를 가려낼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세라 추 펄머터 법률정의센터 정책·개혁 담당 이사는 법과학 분야에 전국 단위 규제기관이 없어 미국 전역 200여 개 연구소의 보안 수준이 제각각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구조적 허점이 쌓여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추 이사는 "이번 연구는 사람의 생명과 자유가 걸린 제도에서 관련 절차가 뒤처져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WSJ에 전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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