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로 거점 옮긴 한국인 스캠조직 원점 타격…19명 검거

입력 2026-08-05 12:00   수정 2026-08-05 12:16


단속을 피해 동남아시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범죄 거점을 옮긴 한국인 스캠 조직원 14명이 한·카자흐스탄 합동 작전으로 붙잡혔다. 정부가 중앙아시아에 근거지를 둔 한국인 스캠 조직을 현지에서 검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병주 경찰청 국제공조1과장은 5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경찰과 국가정보원은 카자흐스탄 당국과 공조해 동남아를 넘어 중앙아시아까지 거점을 넓히려던 한국인 스캠조직을 추적해 현지에서 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열흘에 걸쳐 전원 송환됐다. 또 “국내에 귀국해 있던 조직원 5명도 동시 검거했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이번 사건은 동남아 지역을 벗어나 제3국으로 근거지를 옮긴 한국인 스캠조직의 실체를 최초로 확인한 사례”라며 “초기 단계에서 신속히 검거함으로서 스캠 조직이 카자흐스탄을 새로운 거점으로 삼으려던 시도를 사전에 차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조직은 당초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했지만 현지 단속이 강화되자 베트남을 거쳐 지난 4월 카자흐스탄으로 근거지를 옮겼다. 이후 알마티에 콜센터를 차리고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을 사칭해 범행을 이어갔다.

이들은 피해자가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고립시키는 이른바 ‘셀프 감금’ 수법을 사용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6명, 피해액은 약 6억원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피해액은 수십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집중 수사를 통해 전체 피해 규모와 조직의 범죄 수익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송환된 피의자들을 부산경찰청으로 압송했으며 전기통신피해환급법, 범죄단체조직죄, 사기죄 등 혐의에 대해 신속히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거된 19명 중 11명이 구속됐으며 나머지에 대해서도 영장실질심사와 영장 신청이 예정돼 있다.

경찰청은 조직이 카자흐스탄으로 진출한 정황을 포착한 뒤 국가정보원, 외교부, 법무부 등과 공조에 나섰다. 국정원은 카자흐스탄 당국과의 정보 협력 채널을 가동했고, 주알마티총영사관은 현장 활동을 지원했다.

카자흐스탄 국가안보위원회와 내무부는 조직원 추적과 감시부터 검거·조사, 국내 송환까지 지원했다. 작전명은 카자흐스탄어로 ‘바늘’을 뜻하는 ‘이네(INE)’로 정했다. 범죄 조직들이 동남아 단속을 피해 제3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터뜨린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에서 펼친 합동 검거 작전은 우리 국민을 노리는 스캠 조직이 전 세계 어느 곳에 숨어있더라도 끝까지 쫓아가 검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삶을 파괴하는 초국가 범죄에 대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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