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입시 자율화' 꺼낸 李 "지역별 자율성 강화 어떤가"

입력 2026-08-05 16:54   수정 2026-08-08 08:47


이재명 대통령은 5일 광역자치단체가 중앙정부 규율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대학 입시제도를 마련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안을 정책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지방대 뿐만 아니라 대학 전체의 입시 자율성 확대 논의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대입 제도 등 교육과 관련해서는 유독 평소 생각을 좀처럼 내비치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지금은 모든 교육 제도가 균일하게 돼 있는데 지역 단위로 지역성을 강화해 자율적으로 대학 입학생을 뽑을 수 있게 하는 건 생각해봤나”라고 물었다. 이에 최 장관은 광역단체별로 특화된 입시 체제는 “고민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전남광주특별시를 예로 들며 “지방 대학에 자율권을 줘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교육제도도 독자적으로, 특색있게 해보겠다고 한다면 정부 통제나 기준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해보라고 하는 건 어떻겠나”라고 재차 물었다. 최 장관은 “연구를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대학 자체 입시를 어떻게 하겠다는 건 따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 장관이 난색을 보이자 이 대통령은 “너무 깊이 고민하진 마시라”며 넘어갔다.

이 대통령이 대입 제도와 관련해 이처럼 구체적인 의견을 낸 건 사실상 처음이다. 교육 문제는 여론이 민감하고 휘발성이 커 신중해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 생각으로 알려져왔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입시제도에 손대서 칭찬받은 예가 없다”며 “입시는 조금만 유불리가 달라져도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만큼 손대기 어려운 분야”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이날 지방 대학에 신입생 선발 제도 자율권을 주는 방안을 언급한 건 낮아진 지방대 경쟁력을 제고해보자는 차원으로 해석됐다. 지방 대학이 각자의 건학 이념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고,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도록 하는 건 어떻겠냐는 차원이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과제다. 현행 대학 입시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교육부가 대학입학 전형 계획을 공포하면, 대학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이를 준수해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수립, 발표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정원 감축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대학별로 세부적인 전형 비중에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교육부가 통제하는 구조다.

대학가에서는 대학별 건학 취지에 맞는 입시 자율화 요구가 제기되고 있지만 교육부는 현행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 부담을 이유로 들지만 교육부가 자신들의 대입 제도 관련한 고유 권한을 지키기 위한 부처 이기주의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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