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을 딛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는 할리우드 영화가 끊임없이 변주해온 서사다. 그 뿌리가 ‘노스토스(Nostos)’, 귀향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의 핵심 주제도 그렇다. 전쟁을 끝낸 영웅 오디세우스가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다.스탠리 큐브릭의 SF(공상과학) 명작으로 인간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 귀향을 묻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코엔 형제의 대표작인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오디세이아’의 재해석이다.
이번 영화는 주인공 오디세우스를 연기한 맷 데이먼(사진)에 주목해서 봐도 재밌다. 그는 수천 년 묵은 ‘노스토스’라는 주제가 스크린에 옮겨올 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다.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원전 12세기 무렵 영웅을 연기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작전에서 구출돼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라이언 일병(‘라이언 일병 구하기’), 화성에서 감자를 키우는 와트니 박사(‘마션’)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귀향을 바라는 인간을 연기했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대표작인 ‘인터스텔라’에서 휴 만 박사를 연기했다. 만 박사 역시 외딴 우주 행성에서 구조를 바라며 생존한다.
다만 데이먼이 전작들에서 귀향을 도와줄 구조대를 기다리는 구출 대상이었다면, ‘오디세이’에선 스스로 파도를 헤치고 집을 찾아간다는 점이 다르다. 놀런은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데이먼을 캐스팅한 이유로 “맷은 ‘마션’에선 평범한 인간을, ‘본 시리즈’에선 슈퍼히어로 같은 인물이었다”며 “이번엔 그 둘을 갖춘 캐릭터”라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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