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말기였던 2006년 첫 임기를 시작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시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으로 신음하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새 공공임대 모델을 구상했다. 기존 영구임대주택이 있었지만 취약계층 대상의 질 낮은 주택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오 시장의 특명을 받은 여장권 서울시 주택국 주택정책팀장(현 교통실장) 등 실무진의 해답은 장기전세주택 ‘시프트(SHift)’였다.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으로, 집의 개념을 ‘사는 것’에서 ‘사는 곳’으로 바꾸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공공택지 개발이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신축 아파트 물량을 확보해 임대주택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켰고, 당시 여 팀장이 직접 섭외한 인기 만화 캐릭터 ‘무대리’가 홍보대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주변 시세보다 약 20% 저렴한 보증금에 최장 20년간 거주하도록 했고, 2년 단위 재계약 때 인상률도 연 5% 이내로 묶었다.
그러나 20년 만기가 어느덧 다가오면서 뜻밖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일부 단지 입주민이 “20년을 살았으니 분양 전환을 해주거나 거주 기간을 무기한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가 민원에 떠밀려 기존 입주민의 분양 전환 및 연장을 허용한다면 수만 명의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의 기회가 박탈당하고 공공재산이 사유화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 공공주택이 특정인의 기득권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적 자산으로 유지되기 위해선 무조건적인 포용이나 감성적 포퓰리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서울시가 꿋꿋하게 원칙을 지켜낼 때 공공임대의 선순환이 담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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