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이젠 부유세…집값 못 잡고 전·월세만 자극할 것"

입력 2026-08-05 18:22   수정 2026-08-06 02:20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 대상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강화 방안을 담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소득 재분배 효과는 없으면서 전·월세 세입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재정학회가 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2026 세제개편안 전문가 간담회’에서 김우철 재정학회 회장(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은 “원래도 상위층에 치우친 종부세 부담을 시가 40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더욱 높여 보유세가 아니라 ‘부유세’가 됐다”고 지적했다. 정권이 바뀌면 여지없이 부동산 세제가 바뀐다는 ‘공식’을 재확인한 것도 문제라고 했다.

종부세 강화로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산 가격 상승은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서인데, 지금처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세 부담으로 수요를 줄이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가구 자산 구성에서 부동산 비중이 높은 데 비해 고액 자산가는 금융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현실에서 종부세 과세를 강화하는 것은 재분배 효과도 떨어진다는 게 성 교수의 주장이다. 금융 자산은 보유에 대한 과세가 없기 때문이다. 성 교수는 “종부세 과세 강화로 달성할 수 있는 재분배 효과는 ‘0(제로)’”라며 “극소수 핀포인트 중과세로 나머지 배 아픈 사람을 위로하는 정신 승리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양도세 과세 강화가 거주 이전을 제한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결혼, 출산, 직장 등의 이유로 내 집을 전세 주고 전세로 사는 사람이 많다”며 “거주 이전을 제한하는 것은 노동시장 효율성까지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정다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시가 40억원 이상 보유자는 아마도 세 부담 여력이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시가 20억~30억원 이하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집값이 오르면 이 구간 역시 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 위원은 “(거주를 유도하는 세제가) 세입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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