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조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해 달라'는 첫 행정소송이 제기됐다. 민간기업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공공부문 행정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성시체육회 생활체육지도사 "화성시가 원청"
7일 공공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6일 서울행정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의 '화성시 확정공고 이의신청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이의신청 재심신청 사건'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노조는 이번 소송이 공공부문 최초 사례라고 밝혔다. 공공연대노동조합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교육기관, 복지시설 등에서 일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공서비스 노동자로 구성돼 있다.쟁점은 화성시가 화성시체육회 소속 생활체육지도자의 '실질적 사용자'인지 여부다. 앞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4월 화성시를 원청 사용자로 볼 수 없다며 노조의 이의신청을 기각했고, 중노위도 지난 6월 초심을 유지했다. 노동위원회는 화성시가 법률과 조례에 따라 편성된 예산을 집행하는 위치에 있을 뿐 근로조건을 직접 결정하거나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또 생활체육지도자 사업이 보조금 사업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했다.
○고용노동부 "정부·지자체는 원칙적으로 원청 아냐" 지침
이 같은 판단은 고용노동부의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과도 궤를 같이한다. 노동부는 올해 2월 발표한 해석지침에서 공공부문의 경우 법률이나 예산으로 근로조건이 정해지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집행하는 데 그친다면 원칙적으로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법령이나 예산이 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 기관이 포괄적인 운영 재량을 가지고 실질적·구체적으로 근로조건을 지배·결정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로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공공부문의 사용자성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현장 혼선을 줄이겠다는 방침이었다.실제 중앙노동위원회는 현재까지 공공부문 사건에서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기준 원하청 교섭 관련 지방자치단체 사건은 화성시와 울산광역시 등 3건인데 전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노조는 고용노동부 해석지침이 법률에 없는 제한을 추가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개정 노동조합법은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사용자로 규정할 뿐 법률·예산 집행 여부나 임금·수당을 별도로 제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생활체육지도자가 화성시민을 대상으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화성시가 생활체육진흥법상 책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만큼 화성시가 실질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부 해석지침의 폐기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는 노란봉투법 취지에 따르면 공공부문 비정규직에게도 교섭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정노조법 시행 직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통령 스스로가 진짜 사용자로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교섭 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간접고용 구조 전반에 파급력 있을 듯
이번 소송은 법원이 노동부 해석지침의 해석을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법률상 문언대로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 여부를 해석한다면, 구속력이 없는 정부 해석 지침이 유지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각 정부 부처의 장관이 '원청 사용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어, 최종 결론에 따라 향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간접고용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한편 현재까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사용자성 인정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원청 기업은 한화오션, 중흥건설·중흥토건 등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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