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함께 사는 취업준비생 4명 중 3명은 소득이 생겨도 곧바로 독립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 10명 중 8명은 생활비를 지원받고 있었다. 절반 가까이는 집안일도 부모가 대부분 도맡았다.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부모와 정서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점이 동거를 이어가려는 배경으로 꼽혔다.7일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이용자 1615명을 대상으로 거주 형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44%인 709명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혼자 산다는 응답은 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친구·지인과 산다는 응답이 5%, 배우자·연인이 3%, 기타 1% 순이었다.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됐다.
부모와 사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보다 '독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란 응답이 더 많았다. 부모와 동거하는 구직자 가운데 48%가 이 같이 답했다. 소득·주거비 등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는 응답은 37%를 나타냈다. 10%는 '취업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서'란 이유를 들었다. '심리적으로 안정적이어서'라는 응답은 4%를 차지했다.
경제적으로는 부모에게 의존하는 비중이 컸다. 응답자 중 54%가 용돈이나 생활비를 매달 정기적으로 받았고 21%는 필요할 때 비정기 지원을 받았다. 이들 응답을 합하면 총 75%에 이른다. 서로 생활비를 주고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22%, 오히려 부모에게 생활비를 보탠다는 응답은 3%로 나타났다.
가사는 고스란히 부모의 몫이 됐다. 48%는 집안일을 부모가 대부분 담당한다고 답한 것. 부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눠 한다는 응답은 29%, 본인이 대부분 맡는다는 답은 23%에 그쳤다.
취업 이후 소득이 생겨도 부모와 계속 살겠다는 응답은 42%로 적지 않았다. 32%는 목돈을 마련할 때까지만 함께 살겠다고 답했다. '소득이 생기면 곧바로 독립하겠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나머지 11%는 아직 잘 모르겠다는 답을 내놨다.
동거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으로 조사됐다. 부모와 사는 응답자 중 61%가 주거·생활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꼽았다. '심리적 안정감'은 12%,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11%로 뒤를 이었다. 6%는 '식사·청소 등 생활적인 도움'을 장점으로 지목했다.
부모와의 관계도 단순한 경제적 의존에 그치지 않았다. 45%는 부모와 '모든 일상과 감정을 공유하는 매우 가까운 관계'라고 답했다. '생활·주거 등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 관계'라는 응답은 20%, '함께 살면서도 각자의 생활과 결정을 존중한다'는 응답은 19%를 차지했다. '취업·진로 같은 중요한 결정을 상의하는 관계'라는 답은 15%였다.
불편함도 있었다. 부모와 함께 살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사생활 보장이 어렵다'는 응답이 51%로 절반을 넘었다. 20%는 '부모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정서적·경제적 독립이 늦어질까 걱정된다는 답은 13%를 차지했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취업 준비 과정에서 부모는 청년에게 경제적·생활적 지원자이면서 진로와 고민을 나누는 가장 가까운 정서적 지원자의 역할도 하고 있다"며 "취업이나 소득 발생만으로 곧바로 독립하기보다 부모와의 동거를 통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취업 준비와 사회 진입을 이어가려는 청년의 인식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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