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하고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 2031년까지 정비사업으로 31만 가구를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행정절차 단축과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이 지난 5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전달한 ‘2차 정비사업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7일 공개했다.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주택 공급 현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서울 주택 공급의 87.5%는 민간이 담당했으며 공공 공급은 12.5%에 그쳤다. 특히 최근 3년(2023~2025년)간 민간 비중은 90%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아파트 공급은 12만1000가구로 전체 주택 공급의 8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63%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비사업이 서울 주택 공급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최근 3년간 준공된 59개 정비구역에서는 총 2만 가구가 순증했다. 서울시는 재개발과 재건축이 주택 공급을 각각 27.4%, 44.2% 늘리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2031년까지 착공을 목표로 하는 253개 구역에서도 약 8만7000가구를 추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이 주택 공급뿐 아니라 도로, 공원, 공영주차장, 공공청사 등 기반시설을 함께 확충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추가 용적률의 절반가량이 임대주택으로 공급돼 다양한 계층의 주거 안정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노후 주거지를 민간이 정비해 공공 역할을 보완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급 부족 원인으로 과거 정비구역 해제를 지목했다. 전임 시장 재임 기간(2012~2020년) 389개 구역이 해제돼 약 43만 가구 공급이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또 일률적인 35층 높이 규제 등으로 사업성이 저하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등 2017~2022년 중앙정부 규제로 정비사업 추진이 지연된 점도 공급 위축 요인으로 꼽았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주요 내용은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및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최대 1.2배),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3년 한시 유예,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담보인정비율 40%→70%), 재개발 조합 설립 동의율 완화(75%→70%) 등이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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