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부터 카스와 테라 등 생맥주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생맥주에 적용해온 주세 20% 감면 혜택이 올해 말 종료되면서다. 세금 증가액은 500㏄ 한 잔당 약 130원에 불과하지만 식당과 호프집이 이를 메뉴 가격에 반영할 경우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상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기획재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별도의 추출장치를 사용하는 8L 이상 생맥주에 적용하는 주세 한시 경감제도는 오는 12월31일 종료된다. 현재 일반 맥주 주세는 ㎘당 88만5700원이지만 생맥주는 20% 낮은 70만8560원이 적용된다. 내년부터는 생맥주에도 일반 맥주와 같은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주세는 1000L당 약 17만7000원 오른다. 이를 일반 음식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20L짜리 생맥주 한 통(케그)으로 환산하면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세 부담이 약 5000원 늘어난다. 500㏄ 한 잔당 약 130원꼴이다.
가격 인상 압력을 가장 크게 받는 곳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크러시와 클라우드 20L 케그 생산을 중단하고 생맥주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현재 국내 대형 주류업체 가운데 생맥주 시장은 카스·한맥을 판매하는 오비맥주와 테라·켈리를 앞세운 하이트진로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다.
두 회사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맥주 가격을 올렸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4월 카스와 한맥 등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2.9% 인상했다. 하이트진로도 한 달 뒤 테라와 켈리 등 주요 맥주 가격을 평균 2.7% 올렸다. 당시 두 회사 모두 가정용 판매 비중이 높은 500㎖ 캔 제품은 가격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업소용 시장의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 셈이다.
관건은 주류업체가 내년 늘어나는 세금을 얼마나 자체 흡수하느냐다. 정부는 생맥주뿐 아니라 병·캔맥주를 함께 생산하는 업체가 원가를 통합 관리하는 만큼 세금 증가분이 그대로 소비자가격에 전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체 역시 섣불리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1만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9.0% 줄었다. 2019년 관련 통계 개편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으로, 주류 소비지출은 10분기 연속 감소했다. 국내 주류 출고량도 2014년 380만8000㎘에서 2024년 315만1000㎘로 10년 새 17.3% 감소했다.
다만 제조사가 세 부담을 출고가격에 반영하면 외식업체의 고민은 커진다. 생맥주 한 잔당 원가 상승분은 130원 안팎이지만 음식점 메뉴 가격은 이를 그대로 반영하기 쉽지 않다. 인건비와 임차료, 전기료 등 다른 비용까지 오른 상황에서 일부 호프집이 생맥주 판매가격을 한 번에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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