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로 3조원 꿀꺽” 건보재정 좀 먹는 불법기관 잡는다

입력 2026-08-10 13:49   수정 2026-08-11 08:24

정부가 과잉 진료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좀먹는 요양기관의 부정수급과 사무장병원 등 비정상 진료 근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 따르면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을 통해 비정상 진료 근절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며 고강도 정밀 조사와 수사 체계 구축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2009년부터 2025년까지 적발된 불법 개설 의료기관은 총 1805개소에 달하며 이들에게 내려진 환수 결정 금액은 총 2조 90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요양기관의 부당청구액 역시 2023년 698억원에서 2024년 1318억원으로 급증한 뒤 2025년에도 1033억원을 기록하는 등 건보 재정 누수가 심각하다.

특히 최근 적발되는 비정상 진료는 단순한 서류 조작을 넘어 환자의 일상과 건강을 직접 위협하는 방향으로 악화하고 있다.

암 환자를 대상으로 요양병원 진료비 일부를 환급해 주는 페이백 행위가 대표적이다.

치료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주사제 등을 투여하는 조건으로 환자를 입원시켜 과도한 의료비를 청구하거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를 비급여로 지나치게 많이 처방하는 행위도 이번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문제는 이들 불법 기관을 적발하더라도 부당이득을 회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4년 7월까지 14년간 불법 개설 기관에 내려진 환수 결정액 3조 4000억 원 중 실제로 징수한 금액은 6.92%인 2336억 원에 불과하다.

전체의 93.08%에 달하는 3조 1427억 원은 압류와 강제 집행에 이르기 전 개설자가 재산을 빼돌리거나 은닉하면서 미징수 상태로 남아있다.

이에 정부는 근본적인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사법 절차 단축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경찰 수사는 평균 11개월이 걸려 재산 동결 전에 은닉할 시간을 주었으나 올해 안에 근거 법률 개정을 완료하고 2027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도입되면 수사 기간이 3개월로 대폭 줄어든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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