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시간을 부풀리고 상습적으로 근무지를 이탈해 해고된 전 SK하이닉스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9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반복된 근태 위반으로 회사와 직원 간 신뢰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됐다며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11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수원지법 여주지원 민사1부 김정석 부장판사는 전 직원 A씨가 낸 해고 무효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해당 소송에서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해고 없이 계속 근무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성과급 등 약 9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이 사실로 인정한 사내 징계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총 30회의 출장 중 19회에 걸쳐 근태 위반 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장지에 1~27분가량만 체류한 뒤 퇴근하거나 평균 5시간에 걸쳐 이동시간을 과다 청구한 사실이 확인돼 2021년 최종 해고 조치됐다.
앞서 A씨는 노동위원회 구제 신청 기각 이후 부당해고 취소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으나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힌 뒤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그럼에도 A씨는 지난해 3월 청구 취지를 변경해 해고 무효를 주장하는 민사 소송을 다시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법인차량 GPS 기록 원본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다", "카드키 타각(체크)이 되지 않는 곳에서 회의했다", "차 안에서 미팅을 준비하느라 이동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등 주장을 펼쳤지만 모두 기각됐다.
법원은 반복적인 근태 위반으로 회사와의 신뢰 관계가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5개월간 총 16회에 걸쳐 근태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며 "A씨의 비위행위로 상호 신뢰 관계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고 보이는 만큼 해고는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A씨는 이번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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