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땐 안 그랬는데"…트럼프 행보 지적한 WP, 왜?

입력 2026-08-12 07: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을 우려해 비밀리에 항공기를 바꿔 탔다. 하지만,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이와 유사한 작전을 벌였지만 언론에 해당 내용을 알렸던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와 다른 행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날 트럼프와 클린턴 행정부를 비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튀르키예 앙카라를 떠나며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군용기로 바꿔 타면서 동행 기자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점을 WP는 짚었다.

2000년 3월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인도 방문을 마치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이동하며 신변 안전을 위해 실제 탑승 항공기를 숨겼다. 당시 에어포스원과 동일한 표식이 있는 '미끼' 전용기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슬라마바드에 착륙했다. 클린턴 대통령 대신 모습을 드러낸 건 그와 닮은 비밀경호국 요원이었다.

이후 에어포스원 표식이 없는 다른 항공기가 착륙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 항공기에서 내렸다.

당시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회장이자 대통령 일정을 취재 중이던 수전 페이지는 이 기만 작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향하기 전 페이지에게 전화를 걸어 비보도를 전제로 대화를 요청했다. 백악관 언론·보안 담당자들은 페이지에게 작전 내용을 설명하며 대통령의 실제 위치를 설명했다. 동행 기자들을 위한 안전조치를 위해서였다.

페이지는 WP에 "그들은 그곳으로 비행하는 데 따르는 위험 때문에 미끼 비행기 사용을 포함해 취해지는 특별한 보안 절차에 대해 내게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위험성은 클린턴 대통령뿐 아니라 일정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도 해당됐다"고 설명했다.



WP는 트럼프의 백악관도 클린턴 행정부 때와 비슷한 보안 딜레마에 처했지만, 언론을 대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고 꼬집었다. 전날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튀르키예를 떠나며 구형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가 몰래 내려 기내식 운반 차량을 이용해 소형 공군기로 옮겨 탔다고 단독 보도했다.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있던 취재진은 당시 창문 덮개를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비행기 교체 탑승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해 튀르키예에서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고 영국으로 이동한 뒤 현지에서 신형 에어포스원으로 갈아탄 것으로만 전해져 있었다.

WP는 이번 사건이 "이미 팽팽한 긴장 상태인 백악관과 언론 간의 관계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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