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뒤인 올해 2분기 크래프톤은 배그를 발판으로 매출 1조2902억원, 영업이익 4109억원으로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2008년 이후 부동의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매출 1조1390억원·영업이익 2943억원)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제쳤다.
장 의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검증되지 않은 장르에 돈과 사람을 투입했다. 배그의 성공을 김 대표 개인의 집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장 의장은 김 대표의 반복된 실패를 퇴출 사유로 삼지 않고 그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에 다시 베팅했다. 이를 믿은 김 대표는 배틀로얄 장르의 원형을 만든 아일랜드 개발자 브렌던 그린도 영입하며 힘을 냈다.
장 의장은 김 대표에게 2020년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맡겼다. 김창한의 크래프톤은 이후 배그를 모바일·콘솔, 인도, e스포츠 등으로 확장해 프랜차이즈로 키워냈다. 출시 9년이 지난 올해에도 배그는 크래프톤을 책임지고 있다. 김 대표는 당시 “배틀그라운드를 영화·만화 등으로 확장해 10년 이상 가는 프랜차이즈 IP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크래프톤이 국내 1위 넥슨을 실적으로 제친 건 연간이 아니라 분기 기준이다. 넥슨을 넘어섰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얘기다. 넥슨엔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FC온라인 등 대형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게임이 포진해 있다. 특정 게임의 성과가 흔들리더라도 다른 IP가 실적을 떠받치는 구조다. 반면 크래프톤은 여전히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크래프톤이 ‘제2의 배그’를 내놓는 데 사활을 거는 이유다. 자체 개발과 해외 스튜디오 투자를 병행하며 배그 밖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인조이’와 ‘서브노티카2’ 등 슈팅게임이 아닌 다른 장르에서도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크래프톤은 현재 15개 신규 프로젝트도 개발하고 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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