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새벽 4시30분 귀국편까지…요즘은 5060 대신 2040 몰린다 [신용현의 트래블랩]

입력 2026-08-17 14:00  

월요일 새벽 4시30분 귀국편까지…요즘은 5060 대신 2040 몰린다 [신용현의 트래블랩]


연차를 사용하지 않고 금요일 밤 출국해 주말 동안 여행한 뒤 월요일 아침 출근하는 이른바 '밤도깨비 여행' 목적지로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상하이, 칭다오 등 주요 도시가 주목받는 가운데 항공사들도 주말 여행에 적합한 야간·심야 시간대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이 시간대를 둘러싼 항공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가던 '밤도깨비' 중국으로…

17일 업계에 따르면 비행시간이 짧은 일본이 밤도깨비 여행의 대표 목적지로 꼽히는 가운데 무비자 입국 정책을 등에 업은 중국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상하이는 중국식 화장법인 왕훙 메이크업 열풍을 타고 인기가 높아졌다.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메이크업 체험과 전통 의상 스타일링 콘텐츠를 잇따라 공개하면서 관심이 확산했다는 설명이다.

아고다에 따르면 밤도깨비 여행지로 주목받던 상하이 외에도 옌타이, 다롄, 칭다오 등 중국 해안 도시들이 주말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1~5월 국내 여행객의 숙소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산둥반도 옌타이의 숙소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항공편 확대가 수요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뤼순 감옥이 있는 다롄은 역사·문화유산에 관심이 있는 여행객이 몰리면서 검색량이 약 5배 증가했다. 칭다오 맥주로 유명한 칭다오도 검색량이 10% 늘었다.

여행업계도 이러한 수요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연차 없이 떠나거나 금요일 혹은 월요일 하루 연차를 더해 단기 여행과 회복 후 출근까지 염두에 둔 여행 수요가 확대되면서 이를 겨냥한 밤도깨비 상품 운영 등 구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 여행은 백두산과 태항산 등 주요 풍경구 위주로 자연경관을 즐기려는 50~60대 수요가 많았는데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상하이, 칭다오, 옌타이 등 20~40대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운수권 확대에 야간노선까지…밤도깨비 수요 잡는 항공사
중국 노선은 밤도깨비 수요를 흡수하기에 유리한 시장으로 꼽힌다. 한국에서 비행시간이 짧은 데다 무비자 정책으로 입국 절차까지 간소화됐고, 최근 한·중 항공 운수권 확대까지 더해지면서 항공사들이 노선과 운항 횟수를 늘릴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열린 한중 항공회담에서는 2019년 이후 7년 만에 여객·화물 운수권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중 여객 항공편은 주 608회에서 664회로, 화물 항공편은 주 54회에서 68회로 늘어난다. 기존 운수권 소진으로 증편이 어려웠던 인천~상하이·광저우 노선도 추가 공급이 가능해졌다.

중국 여행 수요의 중심이 짧은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는 도시형 여행으로 옮겨가면서 목적지만큼이나 입출국 시간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요일 퇴근 직후 출발해 현지에서 주말을 보낸 뒤 일요일 밤이나 월요일 새벽 귀국하는 일정이 가능해야 연차를 쓰지 않고 여행 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의 움직임 가운데서도 주말 단기여행 수요를 겨냥한 시간대 편성이 눈에 띈다. 티웨이항공의 인천~칭다오 노선은 화·목·토·일요일 오후 7시20분, 수·금요일 오후 7시35분 인천에서 출발한다. 일요일 귀국편은 현지시간 오후 9시10분 칭다오에서 출발해 한국시간 오후 11시50분 인천에 도착한다. 금요일 저녁 출국해 주말을 현지에서 보낸 뒤 일요일 밤 귀국하는 일정으로, 월요일 출근이 가능한 대표적인 주말 단기여행 스케줄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6일 인천~중국 후허하오터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베이징에서 서쪽으로 약 400㎞ 떨어진 후허하오터는 중국 내몽골자치구의 수도로, 초원과 사막이 펼쳐진 자연경관과 다자오사 등 문화유산으로 알려진 도시다. 여름철에도 비교적 선선한 기후 덕분에 피서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인천 출발편은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오후 10시4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다음 날 오전 12시15분 현지에 도착한다. 귀국편은 매주 금요일과 월요일 오전 1시20분 현지에서 출발해 오전 4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늦은 밤 출발해 새벽에 돌아오는 심야 시간대 편성으로 주말 단기여행객 수요를 겨냥했다.
출발·귀국 시간 중요도 높아져…시간대 경쟁 확대될까

단순히 중국 취항지를 늘리는 것을 넘어 주말 여행객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대의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밤도깨비 여행이 확산할수록 금요일 저녁 출발과 일요일 밤·월요일 새벽 귀국이 가능한 노선이 단거리 여행 수요를 선점할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다만 주요 공항의 운항 슬롯이 제한적인 데다 대형 항공사들이 기존 노선의 운항 권한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어 저비용 항공사(LCC) 간 인기 시간대 확보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노선 확대 경쟁의 핵심도 단순한 취항 도시 수가 아닌 주말 단기여행객의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운항 스케줄을 확보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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