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2주 연속 둔화한 가운데 동대문·강서 등 비강남권 일부 지역은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다. 대출 규제로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가격대와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동대문·강서구의 오름폭은 두드러졌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3%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주보다 0.09%p 줄어 2주 연속 둔화했다.
동대문구는 한 주 새 0.42%, 강서구는 0.41% 올라 서울 평균 상승률을 각각 1.83배, 1.78배 웃돌았다. 중랑구도 0.40% 상승했다. 반면 용산구는 0.01%, 서초구는 0.02%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통상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15~0.2%를 넘으면 가파른 상승세로 해석한다. 동대문·강서구의 상승률은 이 기준을 2배 이상 웃돈 것이다.
특히 가격은 올랐지만 거래량은 오히려 줄었다. 동대문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5월 337건에서 6월 240건, 7월 194건으로 두 달 새 42.4% 감소했다. 강서구도 같은 기간 574건에서 368건, 315건으로 줄었다. 강서구 8월 계약분은 지난 11일까지 18건에 그쳤다.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답십리청솔우성’ 전용 84.94㎡는 지난달 2일 12억2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직전 최고가인 11억6900만원보다 5100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답십리대우’ 전용 59.76㎡도 지난 5월 10억9000만원에서 6월 11억8000만원으로 9000만원 오른 뒤 지난달 11일 같은 가격에 거래됐다.
강서구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다. 마곡동 ‘마곡엠밸리6단지’ 전용 114.98㎡는 지난달 17일 21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종전 최고가보다 4500만원 높은 가격에 새 기록을 썼다. 염창동 ‘강변힐스테이트’ 전용 84.99㎡도 같은 달 24일 15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5월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거래가 일시적으로 늘었던 시기다. 이후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자기자금 부담이 적은 가격대와 선호 단지로 좁혀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수도권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올해도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하는 등 대출 관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동대문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는 이전보다 줄었지만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내놓았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집주인도 적지 않다"며 "대출 규제가 강화된 이후에는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10억원 안팎의 아파트나 선호도가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0·40대에서는 중랑·노원 등 15억원 이하 서울 외곽 지역의 아파트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9억원 안팎으로 매수할 수 있는 단지를 찾는 문의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비강남권은 전셋값이 오르고 매물이 줄면서 실수요가 유입되는 모습"이라며 "지난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강남권과의 가격 격차를 좁혀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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