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도 아닌데 설렌다'…아빠들 홀린 '1억짜리 SUV' [영상]

입력 2026-08-16 21:03  

'스포츠카도 아닌데 설렌다'…아빠들 홀린 '1억짜리 SUV' [영상]


서킷 코너를 고속으로 빠져나가는 순간 폴스타3의 뒤축이 바깥으로 밀려 나갔다. 전기차에서 좀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움직임이었다.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된 폴스타3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경험한 이 차의 첫 인상은 분명했다. 운전의 즐거움을 앞세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었다.


실내는 최근 시승한 볼보 EX90과 닮았다. 스티어링 휠 뒤 디스플레이와 중앙 디스플레이 구성 등 상당 부분 같은 플랫폼(SPA 2)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행 성격은 확연히 달랐다. EX90이 패밀리카의 안정감에 무게를 뒀다면 폴스타3는 퍼포먼스와 주행의 즐거움으로 확실히 기운 차였다.


최현록 폴스타 코리아 프로덕트 매니저는 폴스타3에 적용된 SPA 2 플랫폼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보다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전기 아키텍처가 400V에서 800V로 업그레이드됐고, 파워트레인 효율과 열관리 성능도 함께 개선됐다. 배터리는 106kWh NCM 배터리를 탑재했고, 앞뒤 모터도 변경됐다.

핵심은 후륜 중심의 출력 배분이다. 폴스타 코리아에 따르면 기존 48대 52 수준이던 전·후륜 출력 배분이 폴스타3에서는 35대 65 정도로 조정해 뒷바퀴에 더 많은 힘을 실었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볼보 ES90, EX90 대비 폴스타3의 높은 출력으로 퍼포먼스 성격도 강화했다.


차체는 준대형급 SUV지만 실제 체감 크기는 중형 SUV에 가깝다. 특히 낮은 전고가 차체를 작아 보이게 만드는 데 한몫하는 느낌이었다. 폴스타3의 전장과 전폭은 각각 4900㎜, 1970㎜로 현대차 싼타페(MX5, 전장 4830㎜·전폭 1900㎜)보다 각각 70㎜씩 크지만 전고는 1615㎜로 싼타페(1720㎜)보다 105㎜ 낮다. 휠베이스 역시 2985㎜로 싼타페(2815㎜)보다 170㎜ 길어 수치상으로는 분명 한 체급 위 차량이다. 다만 낮게 눌러앉은 차체 비율 때문에 실제로 마주했을 때는 덩치보다 날렵한 인상이 먼저 들어온다.

이번 시승은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과 짐카나 코스, 약 30㎞의 도심 구간에서 진행됐다. 서킷에서는 고속 주행과 제동 성능을, 짐카나에서는 조향과 차체 반응을 확인했다. 시승 차량은 퍼포먼스 트림과 듀얼 모터 트림 두 가지였다.

퍼포먼스 트림은 최고출력 500㎾(680PS), 870Nm의 토크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3.9초다. 듀얼 모터 트림은 400㎾(544PS), 740Nm의 토크로 제로백 4.7초를 기록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듀얼 모터 기준 최대 486㎞, 퍼포먼스 기준 최대 438㎞ 수준이다.


서킷 주행은 퍼포먼스 트림으로 진행했다. 스티어링 답력과 서스펜션 감도를 모두 가장 단단한 설정으로 맞췄다. 묵직한 조향감이 손에 걸리면서도 차체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차가 즉각적으로 튀어 나갔다.

스티어링 답력(부드러움·표준·단단함)과 서스펜션 감도(표준·민첩함·단단함)는 각각 세 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코너 탈출이었다. 코너를 돌아 나오며 강하게 가속하자 뒷부분이 바깥쪽으로 밀리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네 바퀴를 모두 굴리는 AWD 전기 SUV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후륜 중심의 움직임이었다. 후륜에 더 많은 구동력을 보내는 세팅이 실제 주행에서도 분명하게 느껴졌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와 후륜 중심의 출력 배분이 맞물리면서 코너에서 차를 밀어내는 힘이 강했다. 단순히 빠른 차가 아니라 운전자가 차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몰 수 있는 차에 가까웠다.


다만 서킷에서 체감한 속도감 자체가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실제 주행은 시속 120~150㎞ 수준에서 이뤄졌다. 시속 180~220㎞대까지 속도를 끌어올리는 고속 세단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속도감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그런데도 코너에서의 차체 움직임과 가속 반응만큼은 SUV라는 사실을 잊게 했다.

도심 주행은 듀얼 모터 트림으로 진행했다.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조수석에서 승차감을 확인했고, 돌아오는 길에는 직접 운전했다.

승차감은 볼보 EX90과 또 달랐다. EX90이 묵직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면, 폴스타3는 상대적으로 가볍고 민첩했다. 스티어링은 표준, 서스펜션은 민첩함으로 설정했다. 도심에서도 핸들과 브레이크의 응답성이 빠르게 느껴졌다.

원페달 드라이브는 꺼짐-낮음-표준 세 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명칭과 실제 체감 사이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꺼짐'에서도 전기차 특유의 미세한 감속은 남았고, '표준'에서는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 신호 대기를 위한 완전 정지까지 가능할 만큼 개입이 강했다. 체감상으로는 꺼짐-낮음-표준보다는 낮음-표준-강함이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 느껴졌다.

정숙성은 속도에 따라 인상이 달랐다. 시속 50㎞ 이하의 도심에서는 실내가 상당히 조용했다, 반면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은은하게 들어왔다. 에어컨과 음악을 끄면 모터 소리도 들렸는데,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차의 성격을 드러내듯 모터음이 따라왔다.


물리 버튼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익숙해지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주행 중 사이드미러를 조절하거나 차량 설정을 바꿀 때마다 터치스크린을 조작해야 하는 점은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다.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한 차인 만큼 주행 중 손이 자주 가는 기능에는 물리 버튼이 남아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폴스타3는 준대형 전기 SUV의 공간과 편의성을 갖췄지만, 운전석에 앉으면 패밀리카보다는 스포츠카에 가까운 감각을 내세운다. 후륜 중심의 토크 배분과 즉각적 전기모터의 반응, 날카로운 차체 움직임이 이 차의 정체성이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가족용 전기 SUV를 원한다면 볼보 EX90 쪽에 마음이 갈 수 있지만, 전기 SUV에서도 운전의 재미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폴스타3도 좋은 선택지로 보인다. 가격은 기본 리어 모터 트림 7790만원, 듀얼 모터 트림 8590만원, 최상위 퍼포먼스 트림 9990만원이다.

용인(경기)=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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