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945년 식으로 배 지어…韓 세종대왕함 왜 빨리 짓는지 배워야"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8-14 17:05   수정 2026-08-14 17:18

"美, 1945년 식으로 배 지어…韓 세종대왕함 왜 빨리 짓는지 배워야"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미국은 아직도 1945년 방식으로 배를 짓고 있습니다. 한국 등 동맹국과 협력하는 모델(가교전략)은 현대적인 조선 기술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미국 해양전략센터(CMR)의 스티브 윌스 해군전략전문가(연구원)와 매튜 레이스너 선임국가안보고문은 지난달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지난 4월 ‘동맹국의 해양산업역량을 미 조선업에 활용해야 한다’는 보고서(Pier Review)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원하는 조선업 재건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한국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초기 물량은 한국 등에서 건조하면서 해당 기업이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힌 이 보고서 내용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각서 내용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트럼프 정부는 조선업 재건을 위해 동맹국 건조 역량을 활용하는 데 긍정적이지만, 의회는 일자리 유출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군 장교로 20년 이상 복무한 윌스 연구원은 “군함은 반드시 미국에서만 지어야 한다는 뿌리 깊은 믿음이 있지만 지원함(비 전투함)들은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의 국가안보다목적함이 손쉽게 급유함이나 병원선으로 개조될 수 있다”면서 지원선 분야에서 동맹국 건조역량을 활용하면 빠르게 미국 내 역량을 확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가교전략이 기술이전의 한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윌스 연구원은 한국 등 동맹국의 “자동화,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 등을 활용한 스마트 조선소 기술을 미국 내에 이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세종대왕함을 만드는 조선소들이 왜 우리보다 빨리 건조하는지, 우리가 뭘 못 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고 짚었다.

장기적으로 동맹국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했다. 윌스 연구원은 “관련 자금을 1년 단위로 배정하는 대신 5~8년 단위로 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나섰다가 예산을 줄여서 투자 기업들이 곤란에 빠지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맹국이 유사한 선박 모델을 공유함으로써 효율성을 도모하는 공동 플랫폼 방식도 거론했다.

여전히 양국 조선협력에 걸림돌이 많다는 점에는 두 사람 모두 크게 공감했다. 레이스너 고문은 지난해 9월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의 이민 단속 사건을 언급하며 비자 문제와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을 미국 정부가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조선업 내 인력난이 심각한 상태라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다만 그는 “한미 간의 협력에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양국은 안보 파트너십의 심화와 강력한 해양 경쟁력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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