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에서 퇴사와 재입사를 5번 이상 반복하며 실업급여를 받는 사례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실업급여가 실직자의 생계를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이 아니라, 사실상 인건비를 대신 메워주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회 이상 반복 수급자에 대해서는 실업급여 지급보다 노동시장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이고 포용적인 고용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2019년만 해도 9000명 수준이던 동일 직장 3회 이상 반복 수급자는 6년 만에 2.4배로 불어났다. 올해도 5월까지 벌써 1만1868명이 수급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같은 사업장에서 실업급여를 5회 이상 받은 사람은 2021년 3430명에서 2022년 4323명, 2023년 6112명, 2024년 6574명으로 매년 늘더니, 지난해 처음으로 7000명을 넘어선 7033명을 기록했다. 올해도 5월 기준 벌써 3589명이 5회 이상 받았다.
실제로 지난해 실업급여 누적 수급액 상위 10명을 분석한 결과, 한 근로자는 같은 사업장에서 퇴사와 재입사를 최대 21차례나 반복하며 총 1억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제도상 이직 전 18개월 동안 피보험 단위 기간이 180일 이상이면 구직급여를 받을 자격이 생긴다. 문제는 반복 수급 횟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같은 사업장에서 반복해서 받아도 막을 방법이 없다.
이처럼 실업급여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데도, 정부는 오히려 실업급여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이 자발적으로 이직한 경우에도 생애 한 차례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예술인·노무제공자의 고용보험 적용 대상도 현재 약 95만명에서 최대 16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내년엔 실업급여 하한액도 오른다. 2027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되면서, 최저임금 80%에 연동되는 구직급여 하한액도 하루 6만6048원에서 6만8480원으로 2432원 인상된다.
일각에서는 3회 이상 반복 수급자를 대상으로 고의적 반복 수급자를 걸러내고, 구조적인 이유로 실직을 반복하는 사람에게는 실업급여 대신 취업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정책학회보에 실린 논문 '실업급여 반복수급 효과 분석과 정책제언'에 따르면, 3회 이상 반복 수급 집단에서는 실업급여 지급이 근로성과를 개선하지도, 악화시키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들이 구조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계층일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적이고 포용적인 고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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