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새 먹거리' AI 인프라 매출 급증

입력 2026-08-17 18:20   수정 2026-08-18 00:37

통신 3사가 올해 2분기에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무선사업 매출이 줄어들거나 정체된 상황에서 AI 관련 사업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들이 올해 2분기에 AI 사업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1년 전보다 적게는 20%, 많게는 90% 이상 늘었다.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무선 주춤한데 AI 매출 ‘껑충’
SK텔레콤의 올해 2분기 AI 데이터센터(AIDC) 매출은 13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5%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가동이 늘고 해저케이블 매출이 더해진 결과다. 이 회사의 AI 기업 간 거래(B2B)·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매출은 61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4.5% 늘었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올해 2분기에 AI 사업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는 평가다. KT는 KT클라우드를 합산한 AI 전환(AX) 사업 매출 3678억원, LG유플러스는 AIDC 매출 12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22.3%, 28.9%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 모두 기존 대표 먹거리인 무선사업에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변화”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과 KT의 올해 2분기 무선사업 매출은 2조5634억원, 1조6749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1.9%, 1.8% 감소했다. LG유플러스의 모바일 매출은 1조660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데이터센터 힘주는 통신사
업계에선 통신 3사가 올해를 기점으로 AI 인프라 사업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집중 공략하는 분위기다. 통신 3사는 AI 열풍 이전부터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해왔다. 이미 확보한 데이터센터 부지와 전력, 냉각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확장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IDC의 전력밀도와 냉각 성능을 높여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국 통신망과 대규모 전산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경험도 사업 경쟁력으로 꼽힌다.

각사는 AI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AI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전문 자회사 SK하이퍼를 설립했다.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5GW(기가와트)까지 늘리고, 장기적으로 15GW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KT는 2028년까지 AX 사업 매출을 지난해의 두 배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KT의 지난해 AX 사업 매출은 약 1조원 수준이다. 2031년까지 실수요를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용량 1GW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경기 파주에 200MW(메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를 수용하기 위해 액체 냉각과 공기 냉각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설계 중이다. 향후 최대 2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관건은 관련 인프라를 얼마나 더 확보할 수 있느냐다. 고성능 GPU 수만 장을 가동하려면 대규모 전력과 부지, 냉각설비·용수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가입자를 놓고 경쟁했던 통신사들이 앞으로는 전력과 부지 등 AI 인프라 자원을 놓고 경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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