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약가 우대 등의 혜택을 받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을 강화했다. 새 기준에 맞춰 인증받으려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비 비중을 종전보다 2%포인트 높여야 한다. 외국계 제약사는 국내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제약산업법) 시행령·시행규칙·고시 개정안을 최근 공포·발령했다. 정부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를 전면 개편하는 건 2012년 제도가 도입된 지 14년 만이다. 복지부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R&D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신약 개발 중심의 생태계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증제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도 이번 개편의 목표 중 하나”라고 했다.복지부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인증 기준 중 의약품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을 2%포인트씩 상향 조정한다. 직전 3개 연도 평균 매출액이 1000억원 미만인 기업은 개편 제도가 적용된 뒤에는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을 9% 이상(최소 70억원)으로 맞춰야 한다. 기존 7% 이상(최소 50억원)에서 2%포인트 높아진다. 직전 3개 연도 평균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R&D 비용 비중 조건이 5% 이상에서 7% 이상으로 올라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이나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의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을 충족하는 기업에 대한 R&D 비용 조건은 기존 3%에서 5%로 바뀐다. 의약품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이면서 미국 또는 유럽 GMP를 보유한 기업은 ‘5% 비율’을 적용받는다. 결산이 완료된 별도 재무제표만 신청 기준으로 인정한다.
개정안엔 리베이트 결격사유 기준을 개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엔 인증심사 기준 5년 안에 업체가 받은 행정처분 내용을 반영했다. 이 때문에 오래전에 한 위반 행위가 원인이 돼 인증이 취소되는 등 기업의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저해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복지부는 개정안에서 심사 시점을 ‘행정처분일’에서 ‘위반행위 종료일’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5년 이전에 종료된 리베이트 등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다.
인증심사 세부 평가 지표 항목을 간소화하고 정량 지표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인증심사 세부 평가 총점을 120점에서 100점으로 조정하고, 심사 항목을 25개에서 17개로 줄였다. R&D 투자, 임상시험 건수, 수출 규모 관련 심사 항목을 정량 지표로 바꿔(17개 중 4개 항목) 인증 기준의 객관성을 높였다. 의약품 공급망 안정화 기여도를 반영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항목을 새로 도입했다.
차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원하는 기업은 다음달 18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복지부는 인증심사위원회, 제약산업 육성·지원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신규 인증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성창현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번 개편은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혁신 기업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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