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 무섭게 팔려나간다"…반도체만큼 잘 나가는 '이것' [분석+]

입력 2026-08-19 06:30   수정 2026-08-19 06:59

"만들기 무섭게 팔려나간다"…반도체만큼 잘 나가는 '이것' [분석+]


삼양식품과 농심 등 국내 라면 기업이 수출 호조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일각에선 라면의 수출 증가세를 반도체에 비유할 정도다. 증권가도 이들 기업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리는 등 하반기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분석하고 나섰다.

19일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2%와 39.1% 증가한 1조4847억원과 353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농심의 연결 매출은 1조89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67억원으로 31.7% 늘었다. 오뚜기의 매출은 1조8990억원으로 4.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46억원으로 2% 늘었다.

라면 3사의 성장에는 대표적인 K푸드로 꼽히는 라면이 큰 역할을 했다. 농심은 라면이 전체 매출의 85.9%, 삼양식품은 90.6%, 오뚜기는 28.8%를 차지했다.

3사 중 매출 증가 속도가 가장 가파른 곳은 삼양식품이다. 올 상반기 면·스낵 매출은 1조34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849억원보다 36.5% 증가했다. 특히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한 면사업 확대가 회사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면·스낵 매출 중 수출이 1조1832억원으로 88%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수출 기업이라는 인식을 투자 시장에 확실하게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앞서 불닭볶음면의 세계적 열풍에 힘입어 주가가 고공행진한 삼양식품은 '면비디아'(라면+엔비디아)란 별명을 얻은 바 있다.

내수는 1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7.9% 늘었다. 삼양식품의 올 2분기 해외 매출은 6458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분기 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다. 불닭브랜드의 누적 판매량이 지난 5월 말 100억개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수요가 지속된 결과다.

농심의 올 상반기 라면 매출은 1조6227억원으로 전체의 85.9%를 차지했다. 농심의 실적 증가폭을 키운 것 역시 해외다. 국내법인 매출은 1조2487억원으로 0.5% 감소한 반면 해외법인 매출은 6414억원으로 26.8% 증가했다.

중국에서는 오프라인 새 유통 채널 입점을 확대했고 미국·캐나다에서는 주류 유통채널 판매와 신라면 브랜드 라인업 확대, 지난해 가격 조정 효과가 반영됐다. 일본에서도 '신라면 툼바' 등의 판매가 늘었고 유럽에서는 영국 등 서유럽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오뚜기는 라면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면사업에서의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 상반기 라면·당면·국수 등을 포함한 면제품류 매출은 54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회사 측은 내수 시장에서 용기면류 판매가 늘고 해외 수출도 증가한 점을 상반기 매출 확대 요인으로 꼽았다.

해외 매출이 증가하면서 각사는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 일본, 호주, 베트남, 유럽 등에 판매·생산 거점을 구축한 데 이어 올 6월 러시아 법인을 신설했다. 오뚜기도 미국·베트남·뉴질랜드·중국 등에 이어 지난 5월 일본 판매법인을 세웠다. 삼양식품은 미국·중국·일본·인도네시아·유럽·싱가포르 등에 현지 거점을 구축한 데 이어 연초 영국 판매법인을 세웠다.

해외의 라면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인스턴트 라면 수요는 지난해 1242억개로, 전년보다 0.7% 늘었다"며 "라면 수요는 2020년 이후 매년 평균 1.3%씩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K라면 업체의 주요 전략 국가인 미국은 글로벌 6위로 총수요 52억개를 기록하며 K라면 업체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라면과 볶음면의 매출 증가가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며 "실제로 미국 내 상위 일본 라면 업체 대비 한국 라면 업체들의 실적 증가가 두드러지며 미국에서 나아가 남미, 유럽으로 지역을 확대 중"이라고 부연했다.

또 최근 국내 라면 수출 증가세가 다소 정체된 듯 보이는 건 주요 업체의 생산능력 여유가 부족한 탓이라며 국내 수출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삼양식품은 2교대 근무 등으로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 역시 수출 공장 여유가 부족하지만 오는 10월 말 부산 녹산수출전용 공장이 완공되면서 라면 수출 실적 증가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 연구원은 "글로벌 라면 수요 확대와 K라면 업체 생산 능력 확대, 제품 기반 경쟁력 상승은 해외 실적 장기 성장의 근거"라며 삼양식품과 농심의 목표주가를 각각 190만원, 55만원으로 유지하고 삼양식품에 대한 업종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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