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밥솥 시장을 주도하는 쿠쿠와 쿠첸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쿠쿠가 쌀 소비량 감소에 대응해 렌털 시장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것과 달리 쿠첸은 밥솥 중심의 사업 구조를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너가 2·3세의 엇갈린 경영 전략이 성적표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런 변화는 쿠첸 모기업인 부방그룹 오너 3세 이중희 부회장이 쿠첸 대표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이동건 회장의 차남인 이 부회장은 취임 직후 쿠첸을 ‘스마트키친 솔루션 기업’으로 바꾸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뒤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매출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업계는 쿠첸이 경쟁사인 쿠쿠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본다. 쿠쿠의 오너가 2세인 구본학 대표는 2006년 대표에 오른 뒤 일찌감치 밥솥 밖으로 눈을 돌렸다. 쌀 소비량 감소 추세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해 새로운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2010년 정수기 렌털 사업에 진출한 뒤 2017년 렌털 사업을 전담하는 쿠쿠홈시스를 설립했다. 밥솥 등 생활가전은 쿠쿠전자를 물적분할한 뒤 무선청소기, 음식물처리기, 김치냉장고, 푸드테크 로봇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엇갈린 경영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쿠쿠홀딩스 매출은 2016년 4838억원에서 지난해 9209억원으로 약 두 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38억원에서 1140억원으로 80% 불어났다. 2017년 신설된 쿠쿠홈시스 매출은 지난해 1조1000억원대로 늘었다. 최근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쿠첸의 영업실적은 내리막길이다. 매출은 2016년 2726억원에서 지난해 1500억원으로 45%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7억원에서 23억원으로 4분의 1토막 났다. 부방은 최근 동전주 상장폐지 기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사주 300만 주를 소각하는 등 주가 부양에 나섰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쿠쿠와 쿠첸은 주력 사업이 정체하는 상황에서 CEO의 경영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새로 바뀐 쿠첸 경영진이 회사를 턴어라운드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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