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4년간 증발한 청년층 일자리 중 94%가 인공지능(AI) 활용도가 높은 ‘AI 고노출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 일자리는 AI 활용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청년층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며 맡던 업무가 AI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경력 사다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 일자리는 23만 개 증가했다. 이 중 75.2%(17만3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정리, 문서 초안 작성, 단순 코딩 등 사회초년생이 주로 담당하는 업무를 생성형 AI가 대체하면서 기업이 신규 인력을 채용할 유인이 약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삼일 한은 고용연구팀장은 “기업과 산업에 특화된 경험과 인맥, 판단력을 갖춘 시니어의 생산 능력을 AI가 보완하며 노동시장에서 경력자의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AI 고노출 업종은 취업 상태에서 미취업 상태로 이동한 청년 고용 유출량도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제외하고 2016년 1월~2019년 12월과 2022년 7월~2026년 6월을 비교하면 AI 고노출 업종의 청년층 월평균 고용 유출량은 3700명에서 4900명으로 약 32% 증가했다. 오 팀장은 “AI 확산과 함께 기업의 경력자 중심 채용 문화, AI 자동화 적용을 용이하게 한 재택근무 확산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기업의 장기적인 인재 양성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 팀장은 “청년이 비교적 단순한 업무에서 시작해 시행착오와 선배의 피드백을 거치며 업무 역량을 축적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며 “개별 기업은 AI를 활용해 초급 인력 채용을 줄이는 게 합리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숙련인력의 공급이 부족해지는 ‘인재 파이프라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과도하게 인력 절감형 자동화에 치우치지 않도록 기술 투자와 인적 자본 투자 간 정책 지원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채용 보조금 대신 인재 양성 비용을 지원하는 등 AI 시대에 적합한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