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XMT 설립 때부터 삼성전자 D램 기술 탈취"

입력 2026-08-18 22:50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설립 초기부터 삼성전자의 핵심 기술을 빼돌리려고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전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삼성전자 전직 연구원 전모씨는 “처음부터 CXMT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삼성전자 PRP(process recipe plan) 정보를 탈취해 D램을 개발하려고 했다”고 증언했다. 전씨는 “CXMT는 설립 당시 연구소도, 설비도 없었으며 자체 연구를 통해 기술을 개발할 생각도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2016년 CXMT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핵심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작년 5월 구속 기소된 인물이다. 전씨는 삼성전자가 1조6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18나노 D램 공정 기술을 CXMT에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전씨는 본인 재판 과정에서 CXMT의 조직적 기술 탈취 시도에 대해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올해 4월 1심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전씨가 삼성전자 기술이 유출된 배경에 CXMT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입을 연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전씨 증언은 삼성전자 기술 유출 사건이 일부 개인의 일탈로 벌어진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진술”이라며 “전씨가 곧 시작될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서 추가 진술을 이어갈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씨 증언이 사실로 인정된다면 삼성전자가 CXMT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를 주장하는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국내 수사·재판 자료를 제시하며 CXMT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할 수 있다.

검찰도 CXMT가 삼성전자 직원을 영입한 뒤 핵심 기술을 빼내는 방식을 통해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 CXMT가 2023년 중국 최초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10나노대 D램 양산에 성공한 것도 삼성 출신 인력과 기술을 빼갔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2024년 1월부터 작년 말까지 전씨를 비롯해 CXMT 개발 인력 10명을 국가핵심기술 유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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