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통령 협의' 관례 깨고 대법관 2명 서면 제청

입력 2026-08-18 23:38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60·22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57·24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18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 가운데 관례를 깨고 사실상 '서면 통보'한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예상된다.

대법원은 이날 "대법원은 "조 대법원장이 헌법 104조 2항에 따라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내달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통상 대법원장이 조율을 거친 뒤 대통령을 찾아가 '대면 제청'하는 관례를 깨고, 조 대법원장이 조율 없이 청와대에 제청 후보를 사실상 '서면 통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정한다.

헌법에 따라 대법관 제청 권한은 대법원장에 있지만, 청와대와 대법원장이 협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제청하는 게 관례였기 때문에 조율이 마무리되면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찾아 대면으로 제청했지만, 이날 조 대법원장은 서면으로 대법관 후보를 제청했고, 청와대도 찾지 않았다.

앞서 지난 1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노태악 대법관 후임 후보로 김민기(55·26기)·박순영(59·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윤성식(57·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부장판사 등 4명을 추천했으나 조 대법원장은 제청을 미뤄왔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여성 법조인이고 진보 성향인 김민기 고법판사를 1순위로 염두에 뒀는데, 대법원 의견이 달라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대법원장은 윤성식 부장판사를 우선순위로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노 대법관이 3월 후임자 없이 물러나면서 5개월 넘게 대법관 공석 사태가 빚어졌고, 이흥구 대법관도 내달 7일 퇴임을 앞둔 상황에서 청와대와 사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조율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법관 2명 공백'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양측의 빠른 조율이 불가피해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조 대법원장이 노 대법관 후임에 더해 이 대법관 후임 후보까지 '동시 제청'에 나섰지만, 청와대와 협의 없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진통이 예상된다.

통상 협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제청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할지도 불투명하다.

이날 대법원은 제청 사실을 알리며 "전문적인 법률 지식과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 사법부 독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의지 등 대법관으로서 기본 자질은 물론 법관으로서의 자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과 성품,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부산 출생으로 달성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대구·울산 지역 '향판'(지역 법관)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대구지방법원장을 지냈고 2021년부터 대법관 후보로 추천됐다.

대법원은 "해박한 법률 지식과 뛰어난 실무능력을 두루 갖춘 정통 법관"이라며 "원만한 재판 진행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이유 제시로 소송관계인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아왔다"고 소개했다.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전남 함평 출생으로 광주 인성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광주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해 광주지법 해남지원, 서울고법,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심의관, 제주지법 부장판사, 청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등을 거쳤다.

대법원은 "탁월한 재판 실무 능력과 사법행정 능력을 두루 갖춘 정통 법관"이라며 "인자한 성품으로 법원 구성원들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고 있으며 소송관계인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조 대법원장이 영남 지역 '향판'인 손봉기 부장판사와 호남 출신인 김성수 고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하면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꾀하려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두 후보 모두 비(非)서울대 출신이다. 정치색이 옅고 법률 지식과 실무에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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