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컴공 출신' 이준석도 찾았다…中 로봇대회 간 이유 [차이나 워치]

입력 2026-08-19 16:05   수정 2026-08-19 16:53

'하버드 컴공 출신' 이준석도 찾았다…中 로봇대회 간 이유 [차이나 워치]



19일 중국 베이징 이좡의 국제컨벤션센터. 세계로봇대회(WRC) 전시장에 들어서자 사람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일하는 로봇들이었다.

로봇이 즉석에서 주스를 만들고 커피를 내렸다. 관람객이 길을 물으면 안내 로봇이 움직였고 행사장 곳곳을 오가며 시설을 점검하는 로봇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중제비를 돌고 주먹을 휘두르며 관람객의 스마트폰을 끌어모으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전시장의 주인공이었다면 올해는 분위기가 달랐다. 로봇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던 전시회에서 로봇을 어디에 써서 돈을 벌 수 있는가를 검증하는 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이좡 WRC에서 본 상용화 전쟁
올해 WRC의 주제부터 '사람과 기계의 공생, 생산과 수요의 융합'이다. 지난해 주제가 '로봇을 더 지능적으로, 체화지능을 더 스마트하게'였다면 한 해 만에 키워드가 기술에서 수요로 바뀐 셈이다.



지난해에는 200여개 기업이 1500여개 제품을 전시했고 휴머노이드 로봇 완성품 업체만 50곳에 달했다. 올해는 참가 기업이 300곳 이상으로 36% 늘고 전시품은 2000개를 넘어섰다. 세계 최초 공개 제품도 100여개에서 15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전시장도 지난해 혁신·응용·기술 3개 관에서 올해 4개 테마관으로 확대됐다.



무엇보다 올해 전시장에는 로봇마다 직업이 붙어 있는게 눈에 띄었다. 바리스타, 조리사, 판매원, 물류 분류 작업자, 품질검사원, 순찰원, 안내원 등 저마다 역할이 확실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대표 기업들은 시연을 넘어서 물류 분류 라인, 스마트폰 품질검사 공정, 편의점, 가정 거실 등을 1대1 규모로 옮겨 놨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각 인식과 손 조작, 작업 순서 판단, 사람·설비와 협업까지 한 묶음으로 검증받는 방식이다.



아울러 시연과 실사용의 경계 역시 흐려졌다. 특히 로봇 소비 현장을 실제처럼 형성해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로봇 요리사와 서비스 로봇을 작동시키고, 환영·접객·안내·소독 등 행사 운영 자체에도 로봇을 투입했다.



전시장 안에 마련된 커피숍에선 로봇이 직접 소비자에게 커피를 가져다 줬다. 전시장 한 안내 직원은 "중국 중앙 국유기업들이 자신들만의 경쟁력 있는 로봇을 대거 전시했다"며 "전시장 자체가 작은 중국 산업 현장이라고 봐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도 홀로 찾은 WRC
이날 전시장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수행 인력 없이 혼자 현장을 찾았다. 당일치기 일정으로 베이징에 들어와 전시장을 직접 둘러봤다.



이 대표는 서울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과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정계 입문 전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을 했고, 정치권에 들어온 뒤에도 기술을 직접 다룬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2025년 대통령 선거 때는 KAIST 등을 찾아 과학기술 인재와 인공지능(AI) 정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대선 후보까지 지낸 현직 당대표가 공식 대표단 없이 세계 최대급 로봇 산업 현장을 직접 둘러본 것은 중국이 빠르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로봇·인공지능(AI) 기술과 산업 생태계를 직접 확인하고, 이를 향후 국내 과학기술·산업 정책 구상에 참고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항상 중국의 과학기술을 예의주시하면서 파악하고 있다"며 "로봇의 다리 형태 등이 산업 적용 속도에 따라 빠르게 달라지고 있는 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 로봇 부품 기업 한 관계자는 "중국은 대규모 제조 기반과 빠른 실증 환경을 결합해 발전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로봇의 상업화 속도가 다른 국가보다 빠른 만큼 한국 기업들도 협업이나 시장 참여 가능성을 두루두루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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