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D "하이엔드 OLED로 中 따돌린다"

입력 2026-08-19 17:31   수정 2026-08-20 01:33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신기술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최근 거세진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다. 단순한 물량 경쟁을 넘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 우위를 확보해야만 시장 주도권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은 중국 기업의 범용 OLED 물량 공세에 대응해 진입장벽이 높은 하이엔드 신기술로 판도를 뒤집겠다는 구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학술대회 ‘제26회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 2026)에서 ‘꿈의 기술’로 불리는 차세대 OLED 패터닝 기술인 플립(FLiPP)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플립은 지난 10여 년간 OLED 생산에 필수이던 파인메탈마스크(FMM·미세 구멍이 뚫린 금속 그물망) 없이 적·녹·청(RGB) 픽셀을 형성하는 혁신 공정이다. FMM 방식은 패널 사이즈와 해상도를 바꿀 때마다 고가의 마스크를 새로 제작해야 하고, 크기가 커지면 금속이 아래로 처지며 오차가 생겨 색이 섞이는 불량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LG디스플레이는 8.5세대 TV용 화이트 OLED 생산 노하우와 반도체 포토 공정을 접목해 8.5세대 마더 글라스를 그대로 사용하는 플립 기술을 완성했다. 플립 기술을 적용하면 개구율(전체 화면 대비 실제 빛이 나오는 영역의 비율)이 기존 대비 약 55% 향상돼 휘도(화면 밝기)를 1.6배 높이고 수명을 2.4배 늘릴 수 있다. 소비 전력은 13% 저감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 기술 개발을 통해 별도의 정보기술(IT)용 8.6세대 신규 투자 없이도 생산 효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며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 등 IT용 패널에 우선 적용한 뒤 TV 등 제품군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신 광시야각 기술이 적용된 7.6형 ‘와이드뷰 디스플레이’와 세계 최대 크기인 ‘20형 와이드 스트레처블’을 최초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7.6형 와이드뷰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층 소재와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 정면 대비 밝기가 약 40% 수준에 그치던 기존 폴더블 패널의 접힘부 곡면 밝기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화면이 휘어진 부분에서도 휘도 저하 없이 균일한 화질을 구현해 향후 슬라이더블, 롤러블 등 차세대 폼팩터에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20형 와이드 스트레처블은 패널 두 개를 경계 없이 연결하는 타일링 기술을 도입해 화면 크기를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확장했다. 차량용 디지털 콕핏, 휴머노이드, 디지털 사이니지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선 한국이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난도 차세대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글로벌 OLED시장 점유율은 2021년까지만 해도 80%대를 유지했으나 2024년부터 60%대로 크게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패널사가 정부 지원과 저가 물량을 앞세워 중저가 OLED시장을 거세게 추격하고 있지만 한계를 뛰어넘은 한국 기업의 차별화된 기술이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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