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약 시장을 잡기 위한 국내 제약사의 개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올해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HK이노엔은 2028년, JW중외제약은 2030년 전후 제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위고비와 마운자로보다 판매가격을 낮춰 월 10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JW중외제약은 이달 ‘2주 1회’ 투여하는 비만 치료 신약 후보물질 ‘보팡글루타이드’의 임상 3상(허가 전 대규모 검증)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당뇨병 치료제 목적으로도 허가받기 위해 조만간 후속 임상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JW중외제약은 지난 4월 중국 간앤리파마슈티컬스로부터 보팡글루타이드의 국내 개발권을 8110만달러(약 1130억원)에 도입했다.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3상은 2029년 3월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이르면 2030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주 투여하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대비 환자의 투약 편의성이 높고 체중 감량률은 비슷해 상업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HK이노엔은 주 1회 투여 비만약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올해 초 마무리했다. 2024년 중국 사이윈드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약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께 시판 허가를 신청해 2028년 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첫 국산 GLP-1 시대를 열 예정이다. 식약처는 매주 투여하는 한미약품의 GLP-1 단일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시판 허가 신청서를 검토 중이다.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돼 이르면 10월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에페의 체중 감량 효과는 마운자로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지만,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할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했다.
한 관계자는 “마운자로 초기 투여 용량이 한 달에 30만원 정도인데, 에페는 절반 이하로 책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국산 약이기 때문에 공급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2024년,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는 지난해 각각 국내에 출시됐다. 국내 비만약 시장은 두 약이 모두 출시된 지난해 7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1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약이 가세해 환자 선택지가 늘고 경쟁 체제가 되면서 글로벌 제품 공급 물량까지 확대되면 국내 비만약 시장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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