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가을에도 서울에서 국내 최대 미술 축제가 펼쳐진다. 다음달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나란히 개막하는 미술 장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6일까지)와 프리즈 서울(5일까지)이다. KIAF-프리즈는 단순히 미술품 판매 이벤트에 머물지 않는다. 행사를 전후해 서울 전역에서 거장들의 다큐멘터리 상영과 클래식 공연이 이어지고, ‘도심 보물찾기’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열린다. ‘미술 애호가들만의 축제’에서 벗어나 저변을 넓히고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게 주최 측의 계산이다.


이를 위해 KIAF는 올해 특별전 형식을 확 바꿨다. 예년에는 특별전을 별도 전시장에 몰아넣어 관객의 외면을 받았지만, 올해는 특별전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각각 부스에 나눠 페어장 곳곳에 흩어 놨다. 관객들이 판매 부스 사이를 걷다가 특별전과 자연스레 마주치도록 동선을 짠 것이다. 거장의 생애를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조명하는 ‘KIAF 포트레이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공연 ‘KIAF 클래식’ 등 부대 행사도 충실하게 구성했다.
올해 프리즈에는 30개국, 13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공예 작품을 조명하는 섹션, 서구 위주 미술사에서 벗어났지만 독자적 작품 세계를 이룩한 작가들을 조명하는 섹션이 올해 새로 생겼다. 부대 행사에서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 ‘더 파인드 서울’을 특히 주목할 만 하다. 영국 작가 라이언 갠더가 서로 다른 격언을 새긴 동전 1만6000개를 갤러리 밀집 지역인 을지로·한남·청담·삼청과 코엑스 일대에 숨기는 행사다. 동전을 발견한 사람은 그대로 가져가면 된다.


KIAF와 프리즈의 협업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진다. 이성훈 화랑협회장은 “내년 프리즈는 코엑스 리모델링 공사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자리를 옮기지만, 통합 티켓과 공동 프로그램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한국 간판 작가들의 전시도 줄줄이 이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오는 27일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서도호의 대규모 개인전이 개막한다. 삼청동 국제갤러리는 오는 24일부터 박서보의 3주기 기념전을, PKM갤러리는 오는 26일부터 윤형근 전시를 열어 단색화 거장을 각각 재조명한다. 갤러리현대의 김보희, 학고재갤러리의 강요배 등 대표 구상 작가들의 전시도 열린다. 한남동 리움미술관은 다음달 5일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구정아의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오는 31일 을지로를 시작으로 한남(다음달 1일)·청담(2일)·삼청(3일)의 갤러리들이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나잇’ 행사도 나흘 내리 이어진다. 평소 오후 6시면 닫히는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부대 행사를 즐길 수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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