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이 ‘멈춤(止まれ)’ 표지판을 이해하지 못해 교통사고로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어학교와 경찰이 외국인 대상 교통안전 교육 강화에 나섰다.
1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오사카시 이쿠노구의 한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던 네팔 국적의 22세 여성이 승합차와 충돌해 머리를 크게 다친 뒤 12일 만에 숨졌다.
사고 장소는 신호등과 횡단보도가 없는 주택가 교차로였다. 여성이 달리던 생활도로 쪽에는 일본어로 ‘止まれ(도마레·멈춤)’라고 적힌 일시정지 표지가 있었지만, 여성은 멈추지 않고 교차로에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측은 여성이 일본 교통법규에 익숙하지 않았고 ‘止まれ’라는 일본어를 읽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여성은 사고 두 달 전인 지난해 4월 일본에 입국해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품으로 남은 교과서에는 수업 내용을 꼼꼼하게 적은 흔적이 남아 있었으며, 주변 학생들은 간병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 했던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전했다.
사고 이후 여성이 다니던 에비스 일본어학교는 외국인 학생 대상 교통안전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이 학교에는 9개국 출신 약 300명이 재학 중이며 학생의 약 70%가 자전거로 통학한다.
쓰지모토 요시테루 교장은 사고 현장에서 지금까지 약 20차례 교통법규 준수를 직접 안내했다. 영어·베트남어·일본어로 표지 의미를 설명하는 안내판을 들고 “여기서 멈추고 좌우를 확인하라”고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알리고 있으며 오사카부 경찰도 계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주민과 관광객이 늘면서 일본어만 적힌 교통표지의 한계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고 예방을 위해 영어 병기 확대와 외국인 대상 교통안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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