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설계·건축 및 자동화 전문기업 트러스트에이엔씨(대표 이준우)가 자체 ‘AI빌딩(AI Building·자동화 빌딩랙)’ 기술을 냉동·냉장 물류 영역으로 확대한다.트러스트에이엔씨는 지난 7월 29일 ‘랙구조와 단열시스템을 일체화한 자동화 콜드체인 빌딩랙 시스템’에 대한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국내 저온물류 자동화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특허는 상온 물류에 적용해온 AI빌딩의 고층·고밀도 보관 및 자동화 기술을 냉동·냉장 환경으로 확장한 것이 핵심이다. 건축 구조와 보관 랙, 단열시스템, 자동화 설비를 초기 설계 단계부터 통합해 제한된 부지에서도 높은 보관 밀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냉동·냉장 물류센터는 일정한 저온 환경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상온 물류시설보다 고성능 단열과 냉동설비가 요구되며, 시설 규모가 커질수록 건축비와 에너지 비용 부담도 증가한다. 트러스트에이엔씨는 기존 창고처럼 수평 면적을 확대하는 방식 대신 보관 공간을 수직으로 확장하고 자동화 설비를 결합해 이러한 문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트러스트에이엔씨가 제시한 5000PLT(파렛트) 동일 보관량 기준 비교 자료에 따르면 일반 냉동창고는 소방 및 유틸리티 공간을 포함해 약 2500평의 부지가 필요한 반면, 13단 고밀도 적치를 적용한 AI빌딩랙은 약 450평 규모의 부지에서 동일한 보관량을 처리할 수 있다.
필요 부지를 약 80% 줄이는 대신 수직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구조다. 특히 지가 부담이 높은 수도권과 도심 인접 지역에서는 물류센터 개발에 필요한 토지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고층화된 보관 공간에는 4방향 셔틀(Four-way Shuttle)과 리프트, 컨베이어 등을 배치하고 WMS(창고관리시스템)와 WCS(창고제어시스템)를 연계한다. 이를 통해 화물의 입고와 라인 이송, 적재·보관, 출고까지 물류 프로세스를 하나의 인라인(In-line) 자동화 체계로 연결한다.

작업자가 직접 냉동창고 내부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며 화물을 이동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저온 공간에서의 인력 투입을 줄이고 자동화 설비가 화물 이동과 보관을 담당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중국 등 해외에서는 영하 25도 수준의 냉동창고에 4방향 셔틀을 적용해 작업자 투입을 최소화한 이른바 ‘다크웨어하우스(Dark Warehouse·무인화 창고)’가 운영되고 있다. 트러스트에이엔씨는 이번 특허를 기반으로 국내 물류 환경과 건축 조건을 반영한 콜드체인 AI빌딩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AI빌딩랙은 자동화 설비 투자를 확대하는 대신 건축 규모를 줄여 전체 초기 투자비(CAPEX)를 낮추는 구조를 제시한다.
회사 측이 5000PLT를 기준으로 산정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 냉동창고는 건축비 약 137억원과 자동화 설비비 약 10억원 등 총 147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I빌딩랙은 자동화 설비비가 약 30억원으로 증가하지만 건축비가 약 54억원으로 줄면서 전체 구축비는 약 84억원으로 낮아진다. 동일한 보관량을 기준으로 약 63억원, 약 43%의 초기 구축비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해당 산정에는 토지 매입비가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토지 가격이 높은 지역에서는 필요한 부지 자체가 줄어드는 데 따른 토지비 절감 효과가 추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운영비(OPEX) 측면에서는 냉동·냉장 공간 자체를 줄여 에너지 사용량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트러스트에이엔씨가 90% 적재율과 한국전력 산업용 전력요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연간 전기료는 일반 냉동창고가 약 5억5000만원, AI빌딩랙은 약 3억8000만원이다. 비교 기준상 약 31% 낮은 수준이다.
트러스트에이엔씨는 이번 특허 등록에 앞서 지난 4월 한국콜드체인협회가 주최한 ‘2026 콜드체인 고도화를 위한 신기술 세미나’에서 자동화 콜드체인 빌딩랙 시스템을 공개한 바 있다.
회사는 저온 물류 자동화를 단순히 셔틀이나 로봇 등 개별 자동화 장비를 추가하는 방식이 아닌 건축 구조부터 보관 랙, 냉동·단열, 자동화 설비와 제어시스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트러스트에이엔씨는 기획과 설계부터 시공, 물류 자동화, 제어 및 운영 시스템까지 연계하는 ‘통합형 콜드체인 AI빌딩’을 새로운 사업 모델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트러스트에이엔씨의 AI빌딩 기술이 실제 건축물에 처음 적용되는 ‘인천 베스트리빙 본사 통합 물류센터’는 오는 11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해당 물류센터는 건축 구조체와 자동화 빌딩랙을 통합 설계한 AI빌딩으로, 완공 후 실제 운영을 통해 고층·고밀도 자동화 물류 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 성능을 검증하게 된다.
트러스트에이엔씨 관계자는 “인천 베스트리빙 AI빌딩의 완공과 함께 상온에서 냉동·냉장까지 아우르는 스마트물류 엔지니어링 사업을 본격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혜 한경닷컴 기자 shkim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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