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기업 이수페타시스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대형주로의 투자심리 쏠림이 완화되면서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몰린 결과다. 특히 기존 대형 고객사인 구글 외에 새로운 빅테크 고객사를 확보하고, 생산능력도 늘려가는 흐름에 증권가가 주목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이수페타시스는 1500원(1.46%) 오른 10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종가(7만4500원) 대비 40.13% 상승한 수준이다.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기관이 이수페타시스 주식을 131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8일과 이튿날인 19일 이틀간 기관의 순매수액 657억원 중 자산운용사를 뜻하는 투신이 314억원, 연기금이 203억원을 차지했다. 사모펀드도 53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이수페타시스 주가 상승에 베팅했다는 뜻이다.
2분기 호실적, 생산능력 확대 계획, 빅테크 고객사 추가 등이 펀드매니저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페타시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799억원, 영업이익 7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7.4%, 83.3% 증가했다. 실적 발표 직전 집계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와 비슷한 수준이다.
본사 실적 개선과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본사 매출액은 3082억원, 영업이익은 5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73% 늘었다. 인공지능(AI) 가속기 및 스위치 등 고수익 제품군 매출이 늘고 저수익 서버 비중이 줄면서 본사 영업이익률은 1분기 16.6%에서 2분기 17.8%로 높아졌다. 중국 후난 법인 역시 미주 고객사 물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 867억원, 영업이익 169억원(영업이익률 19.5%)의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증권가에선 생산능력 확대, 고객사 확대, 판매가격 인상 효과 등에 따라 이수페타시스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이수페타시스는 3분기에 현재 진행 중인 2단계 증설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완료되면 본사 매출 기준 생산능력이 월간 1200억원 수준에 달한다. 6공장 증설 효과가 반영되는 내년 1분기에는 매출 기준 생산능력이 월 1500억~155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기판 수요가 공급을 대폭 웃돌아 HDI 중심의 7공장 투자도 올해 안에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고객사 다변화도 주목된다. 기존 최대 고객사인 구글 외에도 신규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 고객사 관련 공급이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증시 안팎에선 이수페타시스의 새로운 빅테크 고객사로 아마존웹서비스(AWS), 메타플렛폼스,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언급되고 있다.
우선 한 회사로는 상반기부터 고밀도회로기판(HDI) 공법 제품 공급을 시작해 하반기 서버용 가속기 물량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또 다른 회사로는 4분기부터 다중적층 스위치 기판을 납품할 예정이다. 차세대 AI 가속기를 개발 중인 빅테크로의 신규 공급도 대기하고 있다.
판가 인상도 실적 개선 전망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인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주요 고객사들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평균 15% 내외의 판가 인상을 협의했으며, 8월부터 10월까지 순차적으로 적용돼 4분기에는 온전히 인상된 판매가격에 따른 실적이 반영될 전망이다.
하지만 올 2분기 실적 리뷰(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수페타시스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증권사는 없었다. 지난달까지 큰 폭의 주가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지난 4월22일 16만14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7월30일의 5만9200원까지 63.32% 하락한 바 있다.
19일 종가는 저점 대비 76.35% 상승한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집계된 목표주가 컨센서스(17만5000원)와 비교하면 67.62%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권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수페타시스의 주가가 조정받은 배경으로 “가동률 한계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 고객사 점유율 하락 및 기술력 우려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기존 디레이팅 요인이 6공장 증설, 신규 고객사 물량 확보, HDI 전용 7공장 증설 검토로 모두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실적 추정치 상향에도 불구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1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황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판매가격 인상과 믹스 개선 효과를 반영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올렸으나, 글로벌 경쟁업계의 주가 조정을 감안해 적용 목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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