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 치료제' 터졌다…4년 연속 추락 모더나 '177% 폭등'

입력 2026-08-20 09:00   수정 2026-08-20 09:12


모더나 주가가 19일(현지시간) 177% 폭등했다. 머크와 공동 개발한 환자 맞춤형 메신저리보핵산(mRNA) 암 백신이 후기 임상시험에서 피부암인 흑색종 재발·전이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하면서다.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로 4년 연속 내리막을 걷던 모더나가 암 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이날 모더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76.97% 상승한 174.38달러에 마감했다. 거래량은 3개월 평균의 약 18배에 달했다. 이날 상승률은 최근 25년간 S&P 500 지수 편입 종목을 통틀어 하루 최대 상승률이다.

머크 주가도 12.6% 오른 152.20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모더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도 1.50% 추가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모더나 주가 급등으로 공매도 투자자들은 약 55억달러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모더나와 머크는 이날 코로나19 백신에 쓰인 mRNA를 기반으로 한 암 백신이 고위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암의 재발이나 전이를 막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흑색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흑색종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개인 맞춤형 암 백신 '인트스메란'과 머크의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병용했다.

그결과 고위험 환자에서 키트루다 단독 투여군과 비교해 암이 재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연장한다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다는 2차 목표도 충족했다. 모더나-머크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들이 암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얼마나 오래 생존했는지, 또는 평균적으로 얼마나 오래 생존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양사는 올해 후반 열리는 의학 학회에서 추가 세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감염 예방을 목적으로 개발되는 전통적인 백신과 달리 인트스메란은 환자 한 명을 위해 제작되는 개인 맞춤형 치료용 백신이다. 고위험 흑색종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뒤부터 치료 과정이 시작된다. 의료진은 환자의 혈액과 종양 생검 샘플을 채취해 암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한다.

과학자들은 암세포에서 면역체계가 암을 인식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높은 고유한 돌연변이를 찾아낸다. 이러한 돌연변이 표적을 mRNA에 암호화한 뒤 백신으로 제조한다. 이 과정은 생검을 실시한 날부터 약 6주가 걸린다. 그동안 환자는 수술에서 회복하면서 맞춤형 백신이 준비되는 동안 질병을 억제하기 위해 키트루다 치료를 시작한다.

모더나와 머크는 2016년 개인 맞춤형 mRNA 암 백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협력했으며, 이후 파트너십을 확대해왔다. 연구진은 흑색종 종양이 일반적으로 돌연변이가 매우 많다는 점에 주목해 흑색종을 대상으로 백신 연구를 시작했다. 현재 방광암, 흔한 유형의 폐암, 신장암 등 다른 암종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번 결과는 개인 맞춤형 mRNA 암 치료제가 후기 임상시험에서 성공한 첫 사례다. 환자 개개인의 종양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에 맞춰 치료제를 설계하는 맞춤형 치료법에 대한 수십 년간의 연구가 성과를 거뒀다는 의미라고 WSJ은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판매에 의존해온 모더나는 이번 성과로 2400억 달러가 넘는 암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기 시작한 이후 수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적 기반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감소하면서 모더나 주가는 4년 연속 하락했고, 2021년 고점과 비교하면 한때 94% 가까이 떨어졌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우리는 종양학 회사가 됐다"며 "크리스마스가 되면 4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매출 성장세로 돌아가는 회사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흑색종을 넘어 폐암·방광암·신장암·췌장암·위암 등 총 6개 암종에 걸쳐 진행 중인 9건의 후속 임상 전반의 성공 가능성까지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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