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5870억 vs 15억'…경영권 분쟁 속 더 벌어진 고려아연·영풍

입력 2026-08-20 10:06  

영업익 '5870억 vs 15억'…경영권 분쟁 속 더 벌어진 고려아연·영풍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실적 격차가 더 벌어졌다. 고려아연이 올 2분기 58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영풍은 15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차이는 약 30배까지 확대됐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영풍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8532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5998억원보다 42.2% 늘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941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문제는 직전 분기와 비교한 흐름이다. 영풍은 올 1분기 43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분기에는 15억원으로 흑자 폭이 크게 줄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7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주요 생산시설인 석포제련소의 가동률도 다시 떨어졌다. 지난해 연간 45.95%였던 가동률은 올 1분기 57.23%까지 올랐지만 2분기 51.7%로 낮아졌다. 지난해와 달리 조업정지 등의 이슈가 없었는데도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영업 정상화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환경 관련 리스크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토양·지하수 정화비용과 관련한 회계처리를 문제 삼아 영풍에 약 20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정치권에서는 석포제련소의 이전과 폐쇄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석포제련소 이전·폐쇄와 관련해 "석포제련소가 그 자리에 계속 있는 것이 낙동강 전체 식수원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는 영업을 중단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장형진 영풍 고문과 관련해 제기된 환경범죄단속법 및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이 맡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고려아연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3730억원, 영업이익은 58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66.6%, 126.8%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2조4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6580억원보다 62.5% 늘었다. 영업이익은 5300억원에서 1조3330억원으로 151.5% 증가했다. 영풍의 상반기 영업이익 448억원과 비교하면 약 30배 규모다.

생산시설 가동률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상반기 100% 가동률을 유지한 반면 영풍 석포제련소는 2분기 51.7%에 머물렀다.

같은 비철금속 제련업체지만 사업 구조 차이가 실적 격차를 키우는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 등 기초금속뿐 아니라 금·은 등 귀금속, 인듐·안티모니·비스무트 등 핵심광물을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급 황산도 공급한다.

최윤범 회장은 핵심광물 투자를 늘리고 회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를 토대로 미국 정부와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 크루서블'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영풍 석포제련소는 아연 제련이 중심이고 부산물로 황산을 생산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생산 품목과 사업 포트폴리오 차이가 원자재 가격 변동이나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폭에서 양사가 차이를 보인다"고 짚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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