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어떤 피고인이 자신 재판할 대법관 협의하나" 청와대 직격

입력 2026-08-20 11:40  

이준석 "어떤 피고인이 자신 재판할 대법관 협의하나" 청와대 직격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0일 "어떤 형사 피고인이 감히 자신을 재판할 대법관을 협의해서 고르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여당이 계속 수위를 높여가며 대법관 인사를 문제 삼는다.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서류로 후보를 올렸으니 결례이고 대통령과 상의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장동, 법인카드, 대북송금 등 다섯 건의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이라며 "대통령 자리에 있는 동안은 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헌법 조항 때문에 잠시 멈춰 있다. 임기가 끝나는 2030년 6월 이 재판들은 다시 열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 사건은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건이어서 재판이 다시 열리면 그 끝은 대법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 대법원의 대법관은 열네 명에서 스물여섯 명으로 늘고 그 자리를 채우는 사람이 이재명 대통령"이라며 "대통령 임기는 5년이고 대법관 임기는 6년이다. 지금 앉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물러난 뒤 자기를 앉힌 사람의 재판을 맡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며 "삼권분립으로 권력을 셋으로 나눈 것도 같은 이유"라고 했다. 이어 "감시받을 사람이 감시할 사람을 고르면 나눠놓은 의미가 없다"며 "국민은 대통령을 뽑았지만, 판결까지 뽑아준 것은 아니다. 선거로 가질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르는 선, 그것이 법치"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말하는 관례보다 오래된 재판의 원칙이 있다. 자기가 받을 재판은 자기가 만지지 않는 것"이라며 "헌법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언급하지만, 후보를 올리는 일은 대법원장에게, 동의하는 일은 국회에 나눠 맡겼다. 대통령이 이 나눔을 불편해한다면 그가 불편해하는 것은 민주주의"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적어도 피고인이 자기 재판을 할 대법관을 협의해서 고르자는 말만은 거두자"며 "자기 재판에 영향을 끼치겠다는 대통령은 감당할 수 없는 장작을 쌓고 있는 것이다.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60·22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57·24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다만 대법원장이 조율을 거친 뒤 대통령을 찾아가 대면 제청하는 관례를 깨고, 조율 없이 청와대에 제청 후보를 사실상 '서면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며 여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대법관 후보 임명제청은 관습법적으로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협의해 제청해온 것인데 이걸 하지 않는 '무법' 사법행위를 한 것은 '사법농단'"이라며 "조 대법원장의 행태는 퇴학시켜달라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회의에서 최민희 수석최고위원은 "저강도 내란"이라며 "조희대와 사법부는 국민 철퇴를 맞아야 한다. 국회가 즉시 탄핵을 포함해 조희대 거취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노 전 대법관 후임과 관련해 청와대와 계속 협의해 왔다며, 조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했지만 거절돼 결국 서면 제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서면 제청 관련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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