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시중은행에서 최근 10년간 280건이 넘는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금액은 5500억원에 육박하며 특히 최근 들어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금융권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누적 사고금액이 2843억원으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고, 국민·하나·신한은행이 뒤를 이었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281건, 사고금액은 5495억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사고금액을 보면 2020년 55억800만원, 2021년 52억9200만원이던 사고금액은 2022년 895억1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2024년 1211억6900만원에 이어 2025년 2319억200만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7월까지 30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금액은 236억8600만원 규모다.
은행별 누적 사고금액은 우리은행이 2843억500만원(70건)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700억원대 직원 횡령 사건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1000억원대 사기 등 대형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1422억500만원(73건), 하나은행은 822억3700만원(77건), 신한은행은 407억8100만원(61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사고 유형별로는 금액 기준으로 사기 사건이 3036억700만원(149건)으로 전체 사고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업무상 배임 1554억1500만원(30건), 횡령·유용 900억7600만원(90건), 도난·피탈 4억3000만원(12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의 내부통제 부실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A은행원은 본인과 지인의 계좌를 이용해 실제 현금 입금 없이 전산상으로만 입금 처리하는 이른바 '무자원 현금 입금' 거래를 하거나 시재금을 직접 편취하는 방식으로 총 37억4900만원을 횡령했다. B은행원은 지인 등에게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신용등급을 임의로 상향 조정하는 등 부당하게 대출을 승인했다. 업무상 배임으로 사고금액은 23억800만원에 이른다.
외부인이 개입한 사기 대출도 적발됐다. 외부인이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신청한 뒤 22억2100만원의 대출금을 편취하는 등 대출 심사와 검증 과정의 허점을 노린 범죄도 발생했다.
박 의원은 "금융권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대형 금융사고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국민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야 할 시중은행에서 횡령과 배임, 사기가 반복되는 것은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