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핵심기술 유출 '비상'…경찰 수사인력 대폭 보강

입력 2026-08-20 13:23   수정 2026-08-20 13:29



기업·대학가에서 국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 유출 사건이 잇따르자 경찰이 전담 수사 조직 확대에 나섰다.

2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반도체·이차전지·인공지능·방위산업 등 기술 유출 범죄 전담 대응 인력 79명을 보강한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국가 간 첨단기술 확보 경쟁이 심화하면서 기술 유출 범죄는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 산업경쟁력과 경제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한 해 국가 핵심기술 유출 8건을 포함해 기술 유출 범죄 총 179건에서 378명을 검거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검거 건수는 45.5%, 검거 인원은 41.5% 증가한 수치다. 해외 유출도 33건 검거됐다.

올해에도 지난달까지 68건의 기술 유출 사건에서 144명을 검거했다.

기술 유출 범죄는 수사가 어렵고 장기화하는 경향이 있어 전담 인력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범죄 특성상 피해 사실이 외부로 쉽게 드러나지 않고 원본과 유출 기술의 동일성과 경제적 가치에 대한 전문적인 판단을 요한다. 방대한 양의 디지털 증거 분석 업무를 수반하며 관계 부처와의 긴밀한 협조도 필요하다.

경찰청은 우선 전체 시·도경찰청에 기업·대학·연구기관 대상 피해 상담, 중소기업 보호·지원, 범죄 예방·홍보를 전담하는 ‘산업보안협력관’을 지정해 기술 유출 범죄의 암수 범죄화를 막고 범죄 첩보는 즉시 수사로 연결하는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업 본사와 첨단 연구 개발 인력이 밀집한 수도권,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 기반 소재지는 수요에 맞게 인력을 보강한다. 특히 서울과 경기남부청에는 현행 1개 전담 수사대를 2개로 확대하고, 기술 분야별 전담팀을 지정하는 등 대규모 기술 유출 사건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예정이다.

산업통상부·중소벤처기업부·지식재산처·국정원 등 관계기관과 기술 판정과 전문 자문, 정보 공유 체계를 더 공고히 하고 기술 분야별 교육을 확대해 수사관의 전문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찰은 “기술은 한 번 유출되면 그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기 어렵고 그 피해는 국민의 일자리, 기업의 생존, 국가 경쟁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어디서든 신속하고 전문적인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경제 안보 수사 역량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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