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0일 14:2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국내 사모펀드(PE) 투자 시장이 최근 10년 새 가장 위축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발 에너지 리스크와 조달금리 상승,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정체, 국민연금의 신규 국내 PE 출자 중단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 활동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는 분석이다.
삼정KPMG가 20일 발간한 '글로벌 PE 투자 동향과 2026년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한국의 PE 투자 규모는 56억달러(약 7조8064억원), 거래 건수는 69건을 기록했다. 투자 건수는 지난해(150건 안팎)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투자 금액도 지난해 연간 투자액(126억달러)의 44%에 불과하다. 이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최근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PE 투자는 2021년 222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2년 182억달러, 2023년 147억달러, 2024년 179억달러, 2025년 126억달러로 등락을 거듭하며 완만한 둔화세를 보여왔는데, 2026년 들어 그 흐름이 한층 가팔라진 모습이다.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내 한국의 투자 비중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18~2020년 13~14%대를 유지했던 한국의 APAC 내 비중은 2025년 8.0%, 2026년 상반기 8.3%에 불과했다. 투자 건수 역시 2021년 200건을 웃돌던 것에서 올 상반기 69건으로 크게 줄어, 규모와 건수 모두 위축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국내 PE 투자가 위축된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에 따른 에너지 리스크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조달금리까지 오르면서 투자 여건이 악화했다. 여기에 국내 M&A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신규 국내 PE 출자를 중단한 점도 투자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반전의 계기도 감지된다. 기업들이 비핵심자산 매각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PE를 중심으로 국내 우량자산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PE의 투자 여력은 줄었지만, 외국 자본이 그 공백을 메우는 양상이다.
삼정KPMG는 하반기 국내 PE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원 부대표는 "하반기에는 국민연금 등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의 PEF 출자가 예정돼 있어 국내 PE 투자 활동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등 고숙련 정밀 제조업과 K뷰티·K컬처 수출 기업에 대한 국내외 PE의 관심이 이어지면서, 전통적인 바이아웃을 넘어 성장자본과 산업 간 융합 등으로 투자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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